"관세 등으로 연간 비용 1조8천억원 손실…영국공장 유지시 수익성 못맞춰"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재규어랜드로버(JLR)가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로 인해 유럽연합(EU) 단일시장 접근 및 관세동맹에서 제외될 경우 영국 내 공장 폐쇄까지 감행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5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랄프 스페스 재규어랜드로버 최고경영자는 "좋은 브렉시트 협상을 맺지 못해서 우리가 (영국 밖으로) 나가야 한다면 영국 내 공장을 폐쇄해야 한다"며 "이는 매우 슬픈 일로, 비록 옵션이지만 실행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영국이 EU와 관계를 깨끗이 청산하는 '하드 브렉시트'로 가게 되면 관세 등으로 인해 연간 12억 파운드(약 1조7천800억원)의 손실을 보게 돼 도저히 수익성을 맞출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800억 파운드(약 118조5천4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신규 자동차 및 전기차 모델 투자를 앞두고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영국이 EU와 자유롭고 마찰 없는 무역 관계를 맺어 EU 단일시장에 제한 없이 접근 가능해야 하며, 해외의 유능한 인력을 고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스는 "재규어랜드로버의 심장과 영혼은 영국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머무르기를 원한다"면서 "그러나 언제까지 결정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 새 자동차와 전기차 모델을 여기서 생산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이미 브렉시트 '비상계획'을 수립하는 데만 1천만 파운드(약 148억원)를 사용했다.
영국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 2008년 인도 타타그룹에 인수됐다.
지난해 기준 3개 공장에서 53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영국 내 직접 고용인원은 4만 명, 협력업체 등을 합할 경우 30만 명의 고용에 연관돼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전체 자동차 5대 중 1대를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자동차 부품의 40%를 유럽에서 수입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최근 차세대 디스커버리 모델부터 슬로바키아 니트라 지역에 신규 설립한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FT는 유럽 거대 항공우주기업 에어버스와 독일의 자동차업체인 BMW에 이어 나온 재규어랜드로버의 우려가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 협상 전략에 압박을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오는 6일 총리 지방관저에서 내각 회의를 열고 정부의 브렉시트 협상 최종전략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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