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잘 안빠지고…체력회복 더뎌' 태국 동굴구조 초조한 기다림

입력 2018-07-06 10:19   수정 2018-07-06 13:48

'물 잘 안빠지고…체력회복 더뎌' 태국 동굴구조 초조한 기다림
암반 수직 굴착·다른 입구 찾기도 가능성 희박…당국 "폭우가 가장 큰 위협요인"
우주탐사·굴착 등 혁신기술 보유 일론 머스크측 협조 논의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 당국이 치앙라이주(州) 매사이 지구의 탐루엉 동굴에서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를 구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본격적인 구조작업 개시를 위한 여건이 좀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생존자들을 안전하게 구조하기 위해 계속해온 동굴 내 물빼기 작업은 물론 악조건을 이겨내고 5㎞에 달하는 동굴 통로를 헤엄치거나 잠수해 빠져나와야 하는 아이들의 체력 회복 속도도 더디기만 하다.
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구조 당국의 계속된 배수 작업으로 동굴 입구부터 3번째 공간(chamber)까지 2㎞ 구간의 수위가 급격하게 내려갔다.
수위가 성인 무릎 높이로 내려가면서 구조활동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구조대원들이 잠수하지 않고도 거점 역할을 하는 3번째 공간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소년들이 머무는 동굴 안쪽 깊은 곳의 수심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자들이 이곳을 빠져나오려면 최장 400m, 수심 5m에 이르는 구간을 수영과 잠수를 반복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아무리 많은 수의 펌프를 동원해 물을 퍼내더라도 동굴 안쪽의 물을 안전 수위까지 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태국 왕립 쭐라롱껀대 아리야 아루닌타 교수는 "구조대가 관리해야 하는 건 단순히 흘러드는 빗물뿐이 아니라 산 전체의 지하수 시스템이다. 우기에 동굴로 흘러드는 엄청난 물줄기를 배수펌프로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리야 교수는 이어 "우기가 막 시작된 만큼 앞으로 4개월간은 위력을 떨칠 것"이라며 "희망 없는 배수에 집착하기보다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다른 안전한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열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버틴 소년들의 건강 상태도 악조건을 견뎌야 하는 구조에 아직 적합하지 않다는 보도도 나왔다.
CNN은 동굴속 아이들을 돌보는 태국 네이비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소년들이 구조를 감행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생존자 구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굴 내 수위 낮추기와 소년들의 체력 회복 성과가 더디게 개선되면서 당국도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지난 5일간 그쳤던 비가 주말에 다시 내릴 것이라는 예보도 나와 있어 당국은 다시 동굴 안의 수위가 올라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구조활동을 지휘하는 나롱싹 오소따나꼰 전 치앙라이 지사는 "언제 구조작업을 시작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가장 큰 걱정은 날씨다. 최선의 배수 노력에도 불구하고 폭우가 내리면 차오르는 물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생존자들이 머무는 산 위쪽에서 수직으로 바위를 뚫는 방법과 동굴로 통하는 다른 틈새를 찾는 작업도 다시 거론되고 있지만, 가능성이 희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직으로 바위를 뚫는 방식의 경우 생존자들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700∼800m의 두꺼운 암벽을 뚫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 또 굴착 도중 낙석 또는 붕괴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혁신적인 전기차를 개발하고 민간우주탐사 등에도 뛰어든 미국 사업가 일론 머스크 측이 태국 당국과 구조 협력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머스크 측은 우주탐사 기술을 이용해 생존자들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테슬라의 기술을 활용해 동굴 내 물을 효과적으로 빼내는 작업을 지원하거나 강력한 배터리 장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머스크가 운영하는 터널 굴착회사인 보어링컴퍼니가 구조 통로 확보를 위한 암반 굴착 지원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허리케인 마리아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통신 시스템 복구 지원을 위해 초대형 풍선을 띄웠던 머스크는 트위터에 "태국의 구조작업을 도울 수 있게 돼 기쁘다. 방법이 있다면 돕겠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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