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밍 업·세계를 만드는 방법·약초도감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카페 보문을 부탁해요 1·2 = 만화가 심흥아와 전직 만화 편집자인 남편 우영민의 공동 작업으로 만든 만화책.
부부는 '심흥아와 우영민이 그린 그림'이라는 뜻의 '심우도'라는 필명을 내걸고 처음으로 이 작품을 발표, 2016년 레진코믹스에서 1년여간 연재했다.
갑작스럽게 카페를 맡게 된 선화를 중심으로 매력적인 인물들의 일상이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주인과 손님이 음식을 통해 교감하고 위로하는 '심야식당'이나 시골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행복을 그린 '리틀 포레스트'를 연상케 한다. 그러면서도 카페 운영이나 작은 공동체 등 국내 만화에서는 보기 드문 소재를 다루며 자극적인 이야기에 지친 사람들에게 다정하고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감각적이고 섬세한 그림도 매력적이다.
창비. 412쪽/460쪽. 각 권 1만6천800원.
▲ 뉴욕 검시관의 하루 = 2001년부터 2년간 미국 뉴욕 검시관 사무소에서 검시관으로 일한 주디 멜리네크의 저서.
저자는 하버드대와 UCLA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병리학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뒤 뉴욕 검시관으로 법의학 병리학자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책에는 그가 262구의 시신을 부검하며 직접 보고 겪은 일상의 기록이 담겨 있다. 뉴욕의 후미진 구석에서부터 맨해튼 도로 한복판, 최고급 펜트하우스 곳곳에서 벌어진 죽음의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이 그려진다.
9·11 테러, 탄저균 생화학 테러, 아메리칸 항공 587편 추락 당시의 참혹했던 실상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정윤희 옮김. 골든타임. 324쪽. 1만5천원.
▲ 서밍 업 = '인간의 굴레', '달과 6펜스'로 유명한 작가 윌리엄 서머싯 몸(1874∼1965)의 대표 에세이.
작가가 64세에 쓴 문학적 회상록으로 자신의 생애와 철학을 이야기한다. 77편의 짧은 글로 이뤄져 있으며, 문학과 예술, 극장과 희곡, 글쓰기, 형이상학, 자신이 만난 흥미로운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국내 완역 출간됐다. 표준형의 영어와 명료한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의 스타일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어 1970∼80년대 우리나라에서 고급 영어를 공부하던 청년들이 많이 원서로 구해 읽었다.
이종인 옮김. 위즈덤하우스. 404쪽. 1만6천원.
▲ 세계를 만드는 방법 = '디 마이너스', '소수의견' 등으로 알려진 손아람 작가의 첫 칼럼집.
2010년부터 최근까지 한국사회를 버텨내며 차곡차곡 쌓아올린 삶의 기록이다.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씨네21 등에 연재한 칼럼을 역순으로 정리해 담았다.
총 다섯 부로 나눠 세계를 만드는 각각의 방식과 시선을 살펴본다.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사회를 들여다보고, 비참하게 뒤틀린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이야기한다.
또 거짓으로 점철된 세계를 만들어낸 이들을 통렬히 비판하고, 지난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 대통령을 맞이하기까지 벌어진 굵직한 사건들을 돌아본다.
우리학교. 304쪽. 1만5천원.
▲ 약초도감 = 약이 되는 풀과 나무 151종을 세밀화로 그린 도감.
동의보감을 바탕으로 '탕액 편'에 나온 약으로 쓰는 풀과 나무를 중심으로 꾸몄다.
특히 일반인들이 제법 흔하게 쓸 수 있는 풀과 나무를 골라 실었다.
동의보감의 원문과 한자어를 알기 쉬운 우리말로 풀어써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약초를 세밀하고 아름답게 그린 그림도 훌륭하다.
글 김종현. 보리. 368쪽. 8만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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