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곳 중 8곳서 행복 강조…변화와 성장, 지역 특성 적극 내세워
(창원=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민선 7기 행정을 시작한 경남지역 시장·군수들은 변화와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대체로 주민들의 '행복'을 가장 소중한 목표로 삼았다.
8일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16곳의 시·군정 슬로건을 분석해본 결과 절반인 8곳에서 주민 행복을 행정 목표로 내세웠다.
이는 단체장 소속 정당이 더불어민주당이든 자유한국당이든 구분이 없었다. 초·재선 역시 다르지 않았다.
양산·밀양·통영·합천·창녕·하동·거창·산청 등이다.
민주당 초선인 김일권 양산시장은 '더 큰 변화 더 행복한 양산'으로, 강석주 통영시장은 '따뜻한 시정, 행복한 시민, 다시 뛰는 통영'을 새 슬로건으로 정했다.
한국당 재선인 박일호 밀양시장은 '열린 행복도시, 힘찬 미래도시'를 그대로 유지했다.
한국당 초선 문준희 합천군수는 '행복한 군민, 희망찬 합천'을, 한정우 창녕군수는 '더 큰 번영, 모두가 행복한 창녕'을 내걸었다.
같은 당 구인모 거창군수는 '더 큰 거창 도약, 군민 행복시대'를, 이재근 산청군수는 '함께 만드는 명품 산청, 같이 누리는 행복 산청'으로 정했다.
재선의 한국당 윤상기 하동군수는 '새로운 하동, 더 큰 하동'에서 '행복한 군민, 튼튼한 하동'으로 바꿨다.
초선 땐 변화와 성장을 강조했지만, 재선에 성공하자 군민에겐 삶의 질, 행정엔 내실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초선인 양산시장과 창녕·거창군수는 더 큰 변화와 번영, 더 큰 거창을 강조했다. 세 단체장은 성장과 도약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주민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의욕을 내보였다.
조근제 함안군수는 '새롭게 함께 뛰는 위대한 함안'을 슬로건으로 정했다.
초선인 민주당 허성무 창원시장은 '사람 중심 새로운 창원'을 4년간의 슬로건으로 정했다. 그는 "사람보다 토건·개발이익을 중시했던 데서 벗어나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나아지는 시정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사람 사는 세상' 슬로건에서 사람 중심을 구호화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초선인 양산시장과 함안군수도 큰 변화와 새롭게 뛰는 행정을 강조해 의욕적인 출발을 주민들에게 알렸다.
한국당 초선인 이선두 의령군수는 '함께 여는 의령의 청춘 시대'를 구호로 낙점했다.
주민들의 적극적 군정 참여를 기대하면서 경남 시·군 가운데 인구가 가장 적고 고령화도 가장 심각한 실정을 잘 드러냈다.
재선인 민주당 허성곤 김해시장은 '가야왕도 김해'란 슬로건을 그대로 유지하고, 시정지표를 '깨끗한 시정 하나된 김해'로 내걸었다.
고대왕국의 영화를 되찾는 것을 큰 목표로 삼으면서 행정은 청렴하고 시민은 통합되는 분위기로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민주당 변광용 거제시장은 해양도시답게 '블루시티 거제'를 슬로건으로 정했다. 세계 1위의 조선 산업 도시이자 해양관광·휴양도시로서 푸른 바다의 블루와 산업역군 블루칼라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재선한 한국당 송도근 사천시장은 슬로건을 '하늘로 바다로 사천으로'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대표되는 항공 관련 제조업과 바다케이블카 등 하늘과 바다를 동시에 브랜드화한 것이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활력있는 군정, 번영하는 남해'로 정하고, 갈등과 대립을 소통과 화합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을 군정 목표로 정했다.
선거 과정의 갈등을 지역 발전 동력으로 승화시켜 나가자는 뜻으로 읽힌다.
무소속 서춘수 함양군수는 특이하게 '굿모닝 지리산, 함양'을 슬로건으로 정했다.
진주시와 고성군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슬로건 공모를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슬로건 내용에 대해 전문가들은 "종전에 성장을 우선시하던 시절 발전이나 개발 등 구호가 사라지고 주민들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아직 외적 성장에 치중하거나 '생활밀착형'보다는 내보이기 위한 전시성 구호가 없지 않은데 이는 자칫 행정의 부실로 연결될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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