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합의도출 실패·성명도 불발…의장 "사태에 깊이 개입한 국가들 이견"
국외 반정부세력, 헌법위원회 후보명단 제출…러, 전선·협상장 모두 주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내전 '최대 피란민' 사태로 치닫는 남서부 상황을 논의하는 비공개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 또다시 국제사회의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냈다.
안보리는 5일(미국동부 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시리아 남서부 다라주(州) 상황을 비공개로 논의했다.
여러 이사국이 다라의 대규모 피란민 사태를 우려하면서 휴전이 이행돼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러시아 등의 반대로 아무런 합의가 도출되지 못했다.
흔한 '우려 성명'조차도 나오지 않았다.
현 안보리 의장국인 스웨덴대사 올로프 스쿠그는 모든 이사국이 다라의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대다수는 휴전 이행을 원했지만 "현지에서 깊이 개입된 일부 국가들"의 입장이 달랐다고 설명, 러시아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대사는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저쪽은 적대행위 중단을 원했지만 우리는 대테러전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네벤쟈 대사는 또 구호단체와 내전 감시단체의 피란민 규모 보고 자체에도 불신을 드러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시리아·러시아군이 다라 탈환작전을 본격적으로 전개한 이래 이 일대에서 약 33만명이 요르단쪽이나 이스라엘쪽 국경 등으로 흩어졌다.
8년차 시리아내전 중 단일 전투에서 발생한 피란민 규모로는 최대로 추정된다.
다라 반군은 시리아·러시아군의 맹렬한 공습에 협상 결렬을 공표한 지 하루만에 5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저녁 협상 테이블에 복귀했다.
시리아·러시아군은 4일 밤 협상이 결렬되자마자 다라의 반군 지역에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했고, 반군은 하루를 채 버티지 못했다.
러시아를 등에 업은 시리아군은 다라의 요충지인 나십 국경검문소 장악을 눈앞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전선에서뿐만 아니라 협상장에서도 시리아 사태를 주도하고 있다.
국외 시리아 반정부세력 협상단은 '헌법위원회' 위원 추천 명단을 유엔 시리아특사에게 제출했다고 터키 외교부가 5일 확인했다.
시리아 각 세력을 대표하는 인사로 구성한 헌법위원회 운영은 러시아 주도의 시리아 협상에서 합의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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