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3시간 독방 감금…재판 준비 못 해" 변호인, 석방 요청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옛 측근으로 한때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폴 매너포트가 교도소에서 독방 신세로 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매너포트의 변호인단은 현재 버지니아주 내의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인 매너포트가 그의 '안전 보장'을 이유로 독방에서 지내고 있다며, 그의 석방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전날 항소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매너포트는 변호사 접견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23시간을 독방에 갇혀있다"며 "이는 교도소 측에서 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매너포트가 구속 상태에서는 재판 준비를 효과적으로 할 수 없다"며 워싱턴DC 연방 지방법원의 결정을 뒤집고 매너포트를 석방해달라고 요청했다.
매너포트는 '킹 메이커'라는 명성을 얻으며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해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지난달 사법방해·사법방해 공모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혐의를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은 매너포트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로비하고 거액을 챙긴 혐의로 이미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관련 증인 2명을 매수하려 했다며 추가로 기소했다.
뮬러 특검은 이와 함께 9월 정식 재판이 열릴 때까지 매너포트를 교도소에 가둬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법원이 특검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가택연금 상태에 있던 매너포트는 지난달 15일부터 교도소로 옮기게 된 것이다.
변호인단은 탄원서에서 "매너포트의 구속을 명령한 워싱턴DC 연방 지방법원의 에이미 버만 잭슨 판사는 증인 매수 혐의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았다"며 "이와 별개로, 사법방해의 증거 역시 너무 빈약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6일에는 앞서 기소된 돈세탁 등의 혐의로 이달 말 열리는 재판 장소를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서 로어노크로 이전해달라고 추가로 요구했다. 대중의 관심이 너무 크다며 워싱턴에서 더 멀리 떨어진 곳으로 관할 법원을 옮겨달라는 얘기다.
이들은 "구글에서 '러시아 공모'에 관한 기사만 검색해도 290만 건이 뜬다"며 "법원이 지적했듯, 이번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법원이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며 "특검 조사에 대한 언론보도 양은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뮬러 특검이 기소한 백악관 참모 혹은 선거캠프 관계자는 매너포트를 비롯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4명이다.
플린 등 나머지 3명은 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감형받는 '유죄인정 조건 감형'(plea guilty)을 택했지만, 매너포트는 특검이 기소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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