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해외자산은닉과 탈세 등 혐의로 기소된 나와즈 샤리프(68) 전 파키스탄 총리에게 징역 10년형이 선고됐다.
7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반부패법원은 전날 샤리프 전 총리에게 징역 10년형과 800만 파운드(약 118억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샤리프 전 총리의 딸 마리암 나와즈와 사위 모함마드 샤프다르에게도 각각 징역 7년과 1년을 선고하고 샤리프 일가의 영국내 부동산 압류를 지시했다.
샤리프 전 총리 일가는 조세회피지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회사를 통해 영국 런던에 고급 아파트를 구매하는 등 해외에 자산을 은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이날 선고는 암투병중인 아내와 함께 런던에 머무르고 있는 샤리프 전 총리가 출석하지 않은 채 궐석재판으로 진행됐다.
다만, 샤리프 전 총리는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나는 파키스탄으로 돌아갈 것이다. 나는 감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자신과 가족 중 누구도 나랏돈을 횡령·유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군부가 자신에게 누명을 씌웠다면서, 이달 25일 치러질 총선에서 국민이 자신의 정당인 파키스탄무슬림연맹(PML-N)을 지지해 진실을 밝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판결에 즉각 항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 펀자브 주도 라호르의 재벌 가문 출신인 샤리프 총리는 1990∼1993년, 1997∼1999년에 이어 2013년 5월 3번째로 총리에 취임했지만, 세 번 모두 임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
첫번째 총리 재직 시에는 당시 대통령이던 굴람 칸과 대립하다가 부패 혐의가 제기돼 해임됐고, 두번째 재임기에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당시 육군 참모총장의 군사 쿠데타로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2016년에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개한 조세회피 폭로자료 '파나마 페이퍼스'에 샤리프 전 총리 자녀들의 이름이 올랐다.
이들은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5개 기업을 통해 은행과 거래하고 영국 런던의 고급 아파트를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고, 파키스탄 대법원은 작년 7월 샤리프의 총리 자격을 박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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