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낭트서 나흘째 폭력시위…소요사태로 격화할 조짐

입력 2018-07-07 18:30   수정 2018-07-07 18:59

프랑스 낭트서 나흘째 폭력시위…소요사태로 격화할 조짐
22세 흑인 청년, 검문 도중 경찰관 오발로 사망…분노 폭발
총리 방문·진상 조사 약속도 역부족…차량·상점방화 이어져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낭트에서 20대 흑인 청년이 검문을 받던 중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뒤 이에 항의해 차량을 불태우는 과격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총리까지 현장을 찾아 자제를 호소하고 철저한 진상 조사를 약속했지만 역부족이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남서부 낭트 외곽 브레일 등지에서는 6일 밤과 7일 새벽 사이 시위대가 밤새도록 상점과 차량에 불을 지르고 경찰에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하루 동안 차량 35대가 시위대의 방화로 불탔고, 경찰이 10여 명을 체포하고 최루가스를 쏘며 진압에 나선 뒤에야 시위는 동틀 무렵 해산됐다.
낭트 교외 지역 청년들은 지난 3일 저녁 한 흑인 청년이 검문 도중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자 공권력에 대한 억눌린 분노를 마구 표출하고 있다.
해당 경찰관은 감찰 조사에서 수배자 체포 과정에서 방어를 위해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가 곧 오발이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당초 낭트 경찰은 숨진 청년 아부바카르 포파나(22)가 경찰관을 차로 친 뒤 방향을 돌려 달아나려 했다고 발표했지만, 한 목격자는 AFP통신에 경찰관의 사격 당시 청년이 몰던 차는 이미 정차한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낭트 지역의 폭력시위는 심상치 않은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하루 전에는 밤사이 과격 시위가 이어지면서 낭트에서 차량 52대와 여러 곳의 상점들이 방화로 불탔다. 시위대가 불을 지른 차량 중에는 낭트시장의 승용차도 있었다.
3일 밤 시위에서는 한 경찰관이 시위대가 쏜 22구경 실탄에 머리 부분을 맞기도 했다. 총알은 경찰관이 쓴 헬멧에 맞고 튕겨 나가 경찰이 다치지는 않았다.
상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자 지난 5일에는 프랑스 총리까지 현장을 찾아 폭력시위 자제를 호소하고 철저한 감찰 조사를 약속했다.

낭트의 과격 시위는 프랑스 대도시 교외의 이민자 사회 청년들의 공권력에 대한 극심한 적대심을 보여준다.
낭트 외곽의 브레일 지역은 대규모 공공임대주택이 있는 저소득층 밀집지역으로 폭력집단 간의 난투극도 자주 벌어지는 곳이다. 이에 따라 경찰의 강경 진압과 과잉검문에 따른 인권침해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나흘째 이어진 폭력시위가 소요사태로 격화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는 2005년 전국적인 폭동을 겪은 적이 있다.
당시 파리 교외의 북아프리카 이민자 거주 지역에서 죄 없는 10대 소년 3명이 경찰차를 보고 무작정 도망가다가 변전소로 잘못 들어가 이 중 두 명이 감전사로 숨지는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프랑스 전역에서는 인종차별과 만성적인 실업 등 이민자 사회의 누적된 사회적 불만이 폭발했다.
당시 두 달가량 이어진 소요사태로 전국에서 300여 채의 건물과 1만여 대의 차량이 불탔고 3천 명이 체포됐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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