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미국 원유업계가 중국과의 무역전쟁 확산에 대비해 인도로 수출 물량을 돌릴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산 수입 원유에 관세를 부과해 중국 수출길이 사실상 막히게 되면 미국 업계가 인도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은 지난 6일 미국의 중국 수입품 대상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해 보복 관세로 대응했지만 미국산 원유는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무역전쟁 상황이 격화된다면 중국은 원유 수입 등에도 '관세 폭탄'을 추가로 떨어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은 현재 미국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 중 하나다.
글로벌 투자 리서치 업체인 모닝스타의 샌디 필든 원자재·에너지 연구팀장은 "중국이 미국산 원유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중국 정유업체들은 미국산을 수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원유 판매업체들은 대안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같은 대안 중 하나로 인도를 제시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인 인도는 최근 이미 미국산 수입을 늘리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산 수입량은 470만배럴로 4월보다 무려 9배나 증가했다.
미국이 인도로 원유 수출을 늘리면 인도에서 이란산을 대체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미국은 현재 대이란 제재와 관련해 인도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인도는 공식적으로는 미국의 대이란 독자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물밑으로는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도가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리더라도 이란산을 모두 대체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인도 정유시설은 대부분 고유황 중유(重油)에 맞춰 설계됐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미국이 최근 수출을 늘리고 있는 셰일 오일은 저유황 경유(輕油)다.
필든 팀장은 "셰일 오일은 이란산 원유의 대안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인도 정유업체가 중국으로 가던 미국산 원유를 모두 수입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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