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관세 부과하면 중국도 상응한 반격 나설 것"
中, 무역전쟁 발발에 중·동유럽 16개국 우군 확보 나서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국이 6일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이 동등한 규모의 반격에 나선 가운데 유럽을 순방 중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미국을 겨냥해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으며 중국은 개방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불가리아 등 중·동유럽 16개국과 대규모 협력을 통해 유럽 국가들과 함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8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지난 6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보이코 보리소프 총리와 한 회담에서 "중국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수호하며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면서 "무역전쟁은 해결책이 아니며 중국은 무역전쟁에 먼저 나선 적이 없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상대방이 관세 부과 조치를 한다면 중국도 상응한 반격을 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자국 이익을 지킬 뿐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의 권위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규칙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으며 모두 불리할 뿐만 아니라 세계 경기회복에도 영향을 끼친다"면서 "자신의 의도만 집요하게 강행한다면 필연적으로 자신 뿐 아니라 남에게도 해를 끼친다"고 비난했다.
이어 "중국은 외부 상황에 상관없이 개혁 및 개방을 확대하며 중국 경제가 안정되게 개선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리 총리는 소피아에서 열린 중·동유럽(CEEC) 16개국 모임인 '16+1' 정상회의에 참석, 최근 국제 정세와 중국 경제 발전 상황에 대해 소개하면서 중국 경제는 향후 세 가지를 바꾸지 않고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리 총리는 "중국 경제의 '3개 불변'은 첫째 장기간 양호한 추세로 나아가는 기반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둘째는 시장 개혁 추세가 변하지 않으며 셋째는 개방을 확대하는 결심이 바뀌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6+1 정상회의는 중국과 유럽의 협력에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이 회의는 WTO 규칙 등 국제질서를 시종 준수하고 유럽연합(EU) 법규를 지키며 상호 공유를 견지하면서 개방하고 협력하는 플랫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16+1 정상회의 청사진에 대해 "글로벌 경제와 자유무역을 함께 수호하고 개방 협력과 호혜 상생의 이념을 견지할 것이며 중국과 유럽의 발전, 세계 개방과 번영에 더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이들 국가와 함께 '중국-중·동부 유럽국 협력 소피아 성명'도 발표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사업, 교통 및 에너지 인프라 구축, 금융, 교육, 문화 등의 분야와 관련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는 크로아티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알바니아, 에스토니아 총리도 만나 상호협력과 국제문제 공동 대응에 의견을 같이했다.
리 총리의 이날 발언과 행보는 중국의 개방 의지를 재천명하면서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 유럽 국가들도 동참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폭탄을 투하한 미국에 중국의 개방 결심을 보여주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 소식통은 "리커창 총리의 이번 유럽 순방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부당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유럽 국가들을 중국의 우군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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