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국 노동시장의 큰 문제가 겹겹의 이중 구조다. 대기업-중소기업, 남-여,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노동시장이 이중 형성돼 있다. 대기업 노동자, 남성, 정규직은 임금, 안정성, 노동환경이 좋은 양질의 일자리를 가졌지만 중소기업 근로자, 여성, 비정규직은 그렇지 못한 경향을 보인다. 여기다 세대 사이에도 일자리 양극화 조짐이 보인다니 우려스럽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세대간 일자리 양극화 추이와 과제' 보고서를 보면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20대는 근로자 수가 줄었다. 또 20대는 비정규직자, 저임금 근로자가 늘어났다. 20대 임금근로자 수는 2007년 367만 명에서 2017년 355만9천 명으로 3.0% 감소했다고 한다. 20대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2007년 31.2%에서 2017년 32.8%로 1.6%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에 50대 임금근로자 수는 225만2천 명에서 415만3천 명으로 84.4% 증가했다. 정규직 비중도 50대는 57.3%에서 66.2%로 8.9%포인트 늘었다. 20대 근로자가 감소할 때 50대 근로자는 증가했다. 20대 비정규직 비중이 증가할 때 50대는 정규직 비중이 커졌다. 꼼꼼하게 따져봐야겠지만 언뜻 보아 세대 간 일자리 양극화가 아닌가 걱정할 만하다.
세대 간 일자리 양극화 규정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기간에 전체 인구나, 근로자 중에서 20대가 차지한 비중이 감소하고, 50대는 그 비중이 커졌다. 20대 인구 비중이 줄었기 때문에 20대 근로자 수가 감소했으리라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산업계에 보편적인 연공형 임금체계를 고려할 때 연장자의 임금이 많은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럽다. 50대 근로자 중에는 급여 수준이 높은 간부도 적지 않을 것이다.
다만 20대와 50대 근로자 사이에 임금 격차가 과거보다 더 벌어진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20대와 50대의 세대 간 상대 임금 격차(20대 임금 수준을 100으로 볼 때)는 134.5에서 149.5로 더 벌어졌다고 한다. 임금 수준 격차는 48만 원에서 90만 원으로 커졌다.
일자리는 크게 늘지 않고, 실업자는 증가한다는 통계가 잇따르고 있다. 일자리를 놓고 남녀, 세대, 계층 간 갈등이 커지는 것은 큰 걱정거리다. 우선 남녀, 동일 노동을 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임금 차별을 없애야 한다. 상대적으로 젊은이들이 많이 종사하는 비정규직 규모를 줄여야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가 돌아갈 것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의 비정규직은 여전히 10명 중 4명꼴로 몇 년째 큰 변화가 없다. 비정규직 감축은 고용 유연성을 줄이기 때문에 기업에 부담된다. 비정규직을 줄이면서도, 다른 방법으로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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