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초 구즈먼의 안타로 기회 잡고, 극적인 내야안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클럽하우스에 가서 구즈먼을 꽉 안아줘야죠."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가 밝은 표정으로 팀 동료 로널드 구즈먼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텍사스 구단의 단일시즌 최다 연속경기 출루 신기록(47경기) 달성의 일등 조력자가 구즈먼이었다.
추신수는 9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2018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방문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8회까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때까지는 볼넷도 얻지 못했다.
디트로이트 선발 마이클 풀머는 추신수의 천적이었다. 경기 전까지 추신수는 풀머를 상대로 한 번도 출루하지 못하고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9일 경기에서도 풀머가 마운드를 지킬 때까지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텍사스의 9회초 공격은 7번 타자부터 시작했다. 삼자범퇴로 공격이 끝나면 1번 타자 추신수는 타석에 설 수 없었다.
하지만 8번 구즈먼이 디트로이트 우완 빅터 알칸타라에게 중전 안타를 쳤고, 추신수에게 기회가 왔다.
추신수는 알칸타라의 2구째 시속 140㎞ 체인지업에 배트를 내밀었고, 3루수 앞 내야안타를 만들어 47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뒤 추신수는 폭스스포츠 사우스웨스트, 스타텔레그램 등과 인터뷰에서 "내가 이런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상상한 적도 없다. 매 경기, 매 타석 최선을 다하다 보니 47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고 감격에 젖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 (3루 쪽에 타구를 보내고) 1루로 뛸 때 사람들이 나를 응원하는 소리를 들었다. 텍사스 동료들은 내 다리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걸 알아서 더 소리를 친 것 같다"며 "동료들이 기뻐해 줘서 더 뿌듯했다.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기록을 세우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가장 고마운 선수는 단연 구즈먼이다. 추신수는 "야구의 신이 나를 도왔다. 마지막 타석까지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많았다. 많이 긴장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하면서도 "구즈먼이 기회를 줬다. 클럽하우스에 가면 구즈먼을 꽉 안아 주겠다"고 웃었다.
현지 언론의 칭찬도 쏟아졌다.
MLB닷컴, 댈러스 모닝 뉴스 등은 추신수가 기록 달성에 성공하자 속보로 소식을 전했다.
스포츠데이는 추신수의 별명 '추추 트레인'을 떠올리며 '기차가 올 땐 트랙에서 물러나라'는 재치있는 문구로 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