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법원, 룰라 수감 유지 결정…좌파 노동자당 강력 반발

입력 2018-07-09 10:08   수정 2018-07-09 10:43

브라질 법원, 룰라 수감 유지 결정…좌파 노동자당 강력 반발
논란 끝에 지역 연방법원장이 석방 결정 취소…변호인단 "판사·검찰 한통속" 비난
노동자당 긴급 지도부 회의 소집해 향후 대응방안 협의 예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법원이 우여곡절 끝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2) 전 브라질 대통령의 수감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사건을 관할하는 제4 지역 연방법원의 카를루스 에두아르두 톰슨 플로리스 법원장은 남부 쿠리치바 시에 있는 연방경찰에 수감된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석방 명령을 취소했다.



룰라 전 대통령 석방 문제를 둘러싸고 이날 제4 지역 연방법원에서는 판사들이 정반대 결정을 내리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당직 판사인 호제리우 파브레투 연방 2심 판사는 연방대법원의 확정판결 이전에 구속 수감할 법적 사유가 없다는 변호인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룰라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대해 부패수사를 지휘하고 룰라 전 대통령 수감을 결정한 세르지우 모루 연방 1심 판사가 강력하게 반발했고, 제4 지역 연방법원에서 룰라 전 대통령 사건을 담당하는 주앙 파울루 제브란 네투 연방 2심 판사는 "2심 법원에서 새로운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는 석방할 수 없다"며 석방 결정을 취소했다.
그러자 파브레투 판사는 "내 결정에 대해 동료 판사의 재심을 받을 필요가 없다"며 석방 결정을 즉시 이행하라고 거듭 명령했다.
이처럼 판사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란이 확산하자 일요일임에도 지역 연방법원장이 신속하게 수감 상태 유지 쪽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날 룰라 전 대통령 석방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혼란은 앞으로도 상당한 논란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에 룰라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성명을 발표해 "모루 판사와 연방검찰이 룰라 전 대통령의 석방을 막기 위해 한통속으로 행동했다"면서 "특히 모루 판사는 룰라 전 대통령 석방 명령이 이행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좌파 노동자당(PT)은 9일 상파울루 시에서 긴급 지도부 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글레이지 호프만 노동자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법원과 검찰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룰라 전 대통령 석방을 위한 투쟁 계획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에서 '좌파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로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올해 1월 말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4월 7일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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