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넌에 욕설한 여성 서점주인이 경찰신고…매코널 쫓아가며 "낙선!" 구호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트럼프의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정치적 반대진영으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달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가 식당에서 쫓겨난 것과 비슷한 유형이다.
한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통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토요일인 지난 7일(현지시간) 오후 버지니아 주(州) 주도 리치먼드의 한 서점에 갔다가 욕설을 들었다.
이 서점에 손님으로 왔던 한 여성이 배넌에게 접근해 말을 걸었는데 "쓰레기"라는 말도 그중에 있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지역신문 '리치먼드 타임스-디스패치'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서점의 주인인 닉 쿡에 따르면 서가 앞에 서서 책을 들여다보고 있던 배넌에게 이 여성이 먼저 다가갔다.
쿡은 "서점에서 나가달라고 했지만, 그 여성이 듣지 않았다. 나는 '안 나가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다. 내가 경찰에 전화를 걸러 갔을 때야 그 여성은 서점을 떠났다"고 말했다.
여성이 떠나자 쿡은 신고를 취소했고 경찰도 출동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개국공신'의 한 명인 배넌은 반(反)이민정책을 비롯한 트럼프 정부의 대표적인 우파 정책을 주도한 설계자이다.
대안 우파 매체인 브레이트바트뉴스 대표 출신으로 2016년 대선국면에서 민주당 진영을 거침없이 공격해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얻고 영향력을 키웠으나, 백악관 입성 7개월 만에 경질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정책을 지지하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자신의 지역구인 켄터키 주 루이빌에서 반대자들에게 둘러싸였다.
상원 일인자인 매코널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오후 루이빌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는 사실이 트위터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마침 식당 인근 이민세관단속국(ICE) 지역 사무실 앞에서는 수백 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아동격리 등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시위 중이었다.
트위터 메시지가 전달되고 수 분 후, 6명 정도가 식당 앞에 모였고 때마침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매코널 원내대표와 일행 2명을 주차장까지 쫓아가며 "낙선! 낙선!"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자들은 별다른 대응 없이 승용차로 걸어가는 매코널 원내대표 일행의 모습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서 "아이들은 어디 있느냐"고 묻거나 'X덩어리'라고 욕설을 던지기도 했다고 WP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관용 이민정책이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앞서 샌더스 대변인은 지난달 22일 가족 7명과 저녁 식사를 위해 버지니아 주 렉싱턴의 식당 '레드 헨'을 찾았다가 식당 주인에 의해 쫓겨났다. 최근 사임한 스콧 프루잇 환경보호청장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이민정책 주무부처인 국토안보부의 커스텐 닐슨 장관도 백악관 근처 멕시코 식당에 들렀다가 고객들로부터 '수치'라고 항의를 받고 식당을 빠져나간 바 있다.
quinte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