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후폭풍…中, '신규 직항' 대북관광 무기한 중단

입력 2018-07-0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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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후폭풍…中, '신규 직항' 대북관광 무기한 중단
중국 철도 이용한 북한 관광은 '성행'…美에 보여주기 전략인 듯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중국이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대북 신규 직항 노선을 이용한 중국인들의 대북 관광을 무기한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대북 제재 완화는 안 된다고 버티는 상황에서 중국이 신규 대북 직항노선을 열어 미국과 무역에 이어 북한 문제까지 전선을 확대하길 원치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9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북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민의 교류 강화와 북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상하이(上海)에 이어 청두(成都), 시안(西安)에도 평양으로 가는 직항 노선을 열기로 했으나 최근 이 계획을 무기한 중단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직항으로 평양 등을 가는 북한 단체관광 상품을 팔았던 중국 현지 여행사들은 고객에 환불 조치를 하는 등 뒤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에 대한 독자 제재로 랴오닝(遼寧)과 지린(吉林)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대해 대북 관광을 제한한 바 있다.
한 소식통은 "최근 북중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상하이, 청두, 시안까지 북한 노선 개설을 준비해왔는데 최근 갑자기 내부 지시로 중단됐다"면서 "미중 무역분쟁으로 골치 아픈 중국 당국이 북한 제재 완화 문제로 미국과 또다시 부딪히는 것을 원치 않아 이런 조치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 고려항공은 지난달 28일 평양-청두(成都) 전세기 운항을 시작하기로 했는데 당일 취소된 데 이어 현재도 운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이 이달 중 개통하기로 했던 평양과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간 항공노선도 사실상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청두에서 평양을 가는 직항 노선은 한 달 정도 연기된다는 말이 나왔는데 현재 여행사들이 고객에 환불하는 걸 보니 무기한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안도 준비 단계에서 중지됐다"고 말했다.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북한 여행상품 판매도 중단된 상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상하이 지역에서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북한으로 들어가는 단체관광 상품이 판매됐다가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상하이-평양 전세기도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이 당초 상하이, 청두, 시안에 대북 직항 노선을 개설하기로 한 것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따라 중국이 내륙 전역을 북한에 열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으나 미국이 중국의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강하게 보내자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철도를 이용한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은 여전히 허용하고 있다. 철도를 통한 북한 관광은 예약이 꽉 차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청두의 경우도 청두에서 기차를 통해 단둥(丹東)까지 간 뒤 기차로 북한에 넘어가거나 선양(瀋陽)에서 고려항공을 이용해 평양으로 들어가는 우회 상품을 팔고 있다. 이는 시안이나 상하이, 베이징(北京)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는 베이징 기차역을 출발해 선양, 단둥을 거쳐 북한 신의주, 평양, 개성, 판문점을 구경하는 상품이 오프라인 여행사에서 절찬리에 팔리고 있다. 최근에는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을 기념해 평양과 판문점 등을 방문하는 상품까지 출시됐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이 독자적으로 제재했던 북한 관광에 대해 북중 정상회담 후 풀어주다가 미국과 무역 마찰 등으로 불편해지자 다시 거둬들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철도 등 우회적으로 북한 관광을 활성화하고 있어 미국에 보여주기식 대처라는 분석이 많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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