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위험해 지형 숙지한 잠수사 재투입…"구조시간 단축"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태국 치앙라이주 동굴에서 9일 오전 시작된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를 위한 2차 구조작업에는 전날 사력을 다해 4명을 구조한 잠수사들이 다시 투입됐다.
다수의 다국적 구조요원이 있는데도 전날 참여한 다이버 18명(외국인 13명, 태국 해군 네이비실 5명) 가운데 체력이 고갈된 일부만 교체됐을 뿐이다.
이는 생존자를 데리고 경사가 있는 깜깜한 동굴 내부를 5㎞가량 이동해야 하는 데다가 4개 구간은 잠수해서 통과해야 하는 등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어 지형을 숙지한 다이버를 활용하는 게 더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침수구간은 최장 800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구간은 폭이 60㎝로 좁아 잠수장비를 벗어야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현장을 지휘하는 나롱싹 오솟따나꼰 전 치앙라이 지사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어제와 같은 다이버들이 들어갔고 과도하게 지친 일부만 교체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누퐁 파오진다 태국 내무부 장관은 "어제 구조에 참여했던 잠수사들이 동굴 내부 상황과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또 베테랑들을 다시 투입해 구조시간을 단축, 구조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대한 줄이려는 뜻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조당국은 전날 잠수사를 투입하면서 첫 구조자가 나오는 데 최소 11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그러나 7시간 40분 만에 첫 구조자가 햇빛을 봤다.
나롱싹 전 지사는 9일 "오늘 구조작업은 어제보다 더 빨라질 것"이라며 "몇 시간 안에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구조작업 재개는 애초 예상보다 상당히 앞당겨졌다.
나롱싹 전 지사는 전날 밤 구조작업을 일단 중단하면서 공기탱크 충전 등을 이유로 최장 20시간 후에나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차 구조작업은 예상보다 이른 9일 오전 11시 전격 시작됐다.
밤사이 짧게나마 폭우가 쏟아졌지만, 다행히 배수용 펌프를 완전가동하는 동굴 내부 수로의 수위가 올라가지는 않았다.
치앙라이의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 아카데미 소속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은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됐다.
이들은 태국 네이비실 잠수대원들과 함께 동굴 내부를 수색하던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2명에 의해 실종 열흘째인 지난 2일 밤 동굴 입구로부터 5㎞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생존자 13명 가운데 4명은 16일 만인 8일 밤 차례로 구조돼 현재 9명이 동굴에 남아 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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