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장관도 사퇴…영국 메이 총리, 브렉시트 두고 최대위기(종합2보)

입력 2018-07-10 01:44   수정 2018-07-10 08:21

외무장관도 사퇴…영국 메이 총리, 브렉시트 두고 최대위기(종합2보)

브렉시트 장·차관 사임 반나절 만에 외무장관까지
내각 줄사퇴 이어질 가능성…보수당 주변서 '총리 불신임안' 발의설도
메이, 불신임안 가능성에 "좋은 시도지만, 나는 직무 계속 수행"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영국 정부 내의 대표적인 '하드 브렉시트' 지지자인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안에 반발해 전격 사임했다.
브렉시트부 장·차관이 메이 총리의 방안에 반대해 사임을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외무장관까지 사퇴하면서 메이 총리는 근래 들어 최대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이날 "오늘 오후 총리가 존슨 외무장관의 사임 의사를 수용하고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면서 "조만간 후임 인선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존슨 전 외무장관은 영국의 유럽연합(EU)과의 완전한 결별인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를 지지해온 대표적인 정부 인사였다.
그는 앞서 전날 예정된 위기관리회의 일정을 모두 취소한 뒤 거취를 고민해오다 메이 총리에게 사임 의사를 전달했고, 메이 총리는 이날 오후 사직서를 수리했다.
존슨 외무장관이 사퇴한 것은 메이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 계획안에 반대해서다.
메이 총리는 영국이 유럽연합(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가까이 남는다는 '소프트 브렉시트' 계획안을 지난 6일 발표해 집권 보수당 내 하드 브렉시트 지지세력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EU로부터의 완전한 탈퇴, 즉 '하드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집권 보수당 의원들과 일부 각료는 메이 총리가 EU와 사실상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소프트 브렉시트안을 내놓자 강하게 반발했다.
존슨 외무장관의 사임 소식은 브렉시트부 장·차관이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방안에 반발해 사퇴한 지 불과 반나절 만에 나왔다.
영국의 EU 탈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인 브렉시트(Brexit)부의 데이비드 데이비스 장관과 스티브 베이커 차관은 이날 오전 메이 총리가 지난 6일 발표한 브렉시트 계획안에 대한 입장 차로 전격 사임했다.
총리는 이날 곧바로 유럽통합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도미닉 랍(44) 주택부 차관을 브렉시트부 장관에 임명했다.
반(反) EU 색채가 뚜렷한 랍의 브렉시트부 장관 임명은 보수당 우파세력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조치로 해석됐으나, 존슨 외무장관까지 사퇴하면서 영국 정부와 보수당 안팎의 브렉시트를 둘러싼 갈등이 치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메이 총리가 정치적 난국을 돌파해 자신이 발표한 브렉시트 계획안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각료의 줄사퇴가 이어질 경우 총리 사퇴론까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보수당 일각에서는 메이 총리를 끌어내리려는 기류도 감지되는 등 정국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BBC 방송의 정치평론가 로라 켄스버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보수당이 메이 총리의 불신임 표결안 발의에 필요한 의원들을 규합했을 수도 있다면서 관련 회의가 소집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보수당이 총리의 불신임안 발의를 하려면 하원에 자신들이 확보한 의석(316석)의 15%인 48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런 기류에 대해 메이 총리는 연연하지 않고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불신임 추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좋은 시도지만, 나는 영국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총리실 대변인도 메이 총리가 자신을 총리에서 축출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단호히 맞서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또한 영국의 EU 탈퇴안이나 탈퇴 시기와 관련해 다시 국민투표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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