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자민당 총재선거 의식한 언행에 "위기의식 결여" 비판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 내 폭우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정부의 위기대응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오는 11~18일 예정된 유럽과 중동 방문을 취소했다.
이는 3연임을 목표로 하는 아베 총리가 여당인 자민당의 9월 총재선거를 앞두고 폭우 대응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요미우리신문은 분석했다.
아베 총리가 연루 의혹을 받는 사학 스캔들로 추락했던 내각 지지율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자 "이런 때에 점수를 잃고 싶지 않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재해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응이 늦어지면 여론은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
가깝게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직후 사고 대응이 미숙하다는 비난을 받았던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그해 9월 퇴진했다.
당시 야당 의원이었던 아베 총리는 간 총리를 비판하기도 했다.
2001년 2월에는 에히메(愛媛)현 우와지마(宇和島)수산교교의 어업실습선 '에히메마루'가 미군 잠수함과 충돌해 9명이 희생됐지만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는 보고를 받은 후에도 골프를 계속 해 비난을 받았다. 그러고는 두달 뒤 물러났다.
아베 총리는 폭우가 시작된 지난 5일 밤 중의원 의원들의 숙소인 '중의원숙사'에서 동료 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져 "위기 의식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기상청 예보에 따라 내각부는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같은날 밤 현재 15만명에게 피난지시를 내린 상태였다.
이러한 술자리는 매년 있었지만 9월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둔 아베 총리는 '표 단속' 차원에서 처음으로 참석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 정부도 폭우 대응을 강화했지만 지난 8일에야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한 것에 대해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비판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나카무라 도키히로(中村時廣) 에히메현 지사는 지난 9일 아베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에히메현에 대해선 특별경보가 발령되지 않았다"며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자민당 총재선거를 의식한 듯 자민당 소속 시즈오카(靜岡)현 의회 10여명과 같은날 낮 총리 공저(우리의 청와대 관저에 해당하는 총리의 거주 공간)에서 회식을 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같은날 시즈오카현에서 열린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의 정치모임에는 "9월에는 일본 장래를 점치는 선거가 열린다"며 "여러분의 힘을 결집할 것을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폭우피해가 커지자 야당은 정부의 재해대응에 협력하겠다며 '정치 휴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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