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식지 훼손으로 개체 수 급감…제주서 잡은 2쌍 인공증식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정부가 최근 개체 수가 급감한 멸종위기종 '갯게' 500마리를 한려해상국립공원에 방류하는 등 종(種) 살리기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갯게 500마리를 한려해상국립공원 남해대교지구 바닷가에 방류했다고 11일 밝혔다.
갯게는 서·남해와 제주도 연안 도랑이나 갯벌에 구멍을 파고 서식하는 종으로, 보호대상해양생물과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다. 원래도 담수가 들어오는 갯벌 상부나 하구 습지 등에서 드물게 발견되는 희귀한 종인데, 해안가 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훼손돼 개체 수가 많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방류된 어린 갯게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개체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집단의 성체 2쌍을 제주도에서 포획한 뒤 인공 증식한 것이다. 올해 5월 국내 최초로 인공증식에 성공해 어린 갯게 500마리를 확보했다.
해수부는 "갯게를 방류한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월차갯벌'은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갯게 20여 마리가 발견되는 등 서식환경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변 콘크리트 농로와 폐타이어 옹벽 등이 서식환경을 위협하는 것으로 지적돼 지난해 10월 이를 자연성으로 바꾸고 갯잔디를 이식했다. 해수부는 앞으로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이들의 생존 여부와 자연 개체 수 회복 상태를 확인한다.
또 월차갯벌 외에도 서식 조건을 자춘 인근 갯벌 두 곳에 어린 갯게를 분산 방류한다.
강용석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이번 갯게 방류는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생물 보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관계 부처와 산하기관이 모범적으로 협업한 사례"라며 "인공증식 기술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갯게 개체 수가 많이 늘어나 공원을 대표하는 해양생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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