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팔렘방 여자배구 대표팀 최연소
(진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정호영(17·선명여고)은 "살면서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입소한 뒤 정호영은 새벽에 일어나 간단히 훈련하고, 진천고로 가 수업을 받는다.
선수촌으로 돌아온 뒤에는 선배들과 함께 훈련한다. 성인 선배들의 훈련이 끝난 뒤에는 부족한 훈련량을 채우고자 이주아(원곡고), 박은진(선명여고) 등 '고교생 선배'들과 한 시간 더 훈련한다.
선수촌 생활 사흘째를 맞은 10일 만난 정호영은 "정말 바쁘다. 살면서 가장 바쁜 시기"라며 "그래도 모든 게 신기하다.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 선배 등 국가대표 선배들과 훈련하며 TV를 보는 기분"이라고 했다.
정호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막내다.
2001년생 라이트인 그는 대표팀 최고참 1980년생 베테랑 세터 이효희(한국도로공사)보다 21살 어리다.
정호영은 "청소년 훈련 보다 모든 게 3배 이상 빠른 것 같다. 정해진 훈련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선배들은 알아서 훈련을 더 하신다. 역시 나와는 차원이 다른 분들"이라며 "선배들을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정호영은 광주체중 3학년이던 2016년 아시안컵대회에서 성인 대표팀에 데뷔했다. 당시에도 '파격 발탁'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당시 대표팀은 김연경, 이재영, 박정아 등 주요 선수가 빠진 1.5군이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다르다. '배구 여제' 김연경 등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최고 선수를 뽑았다. 여기에 정호영의 이름도 있었다.
정호영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있다는 기사를 보고 놀랐는데 정말 대표팀에 뽑혔다. 이제는 들뜨지 않고 훈련에 집중하겠다"며 "키(1m89㎝)와 점프력을 빼면 장점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다. 모든 게 내 단점이다. 경기에 뛰긴 어렵겠지만, 선배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배우겠다"고 했다.
차해원 대표팀 감독은 "한국 여자배구를 미래를 생각해 정호영을 뽑았다"고 했다.
현재 한국 배구를 이끄는 최고 선수들 사이에서,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빛나게 할 샛별이 자라고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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