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점 차 이내 7회 이후 타율 0.381…'승부사' 이성열

입력 2018-07-11 09:52  

2점 차 이내 7회 이후 타율 0.381…'승부사' 이성열
3점 차 이내 승부에서 11홈런, 결승타 6개



(대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성열(34·한화 이글스)은 "내가 생각해도 올해 내게 운이 많이 따른다.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도 결정적인 순간에 안타가 나온다"고 했다.
많은 팬이 이런 이성열을 두고 "클러치 능력이 뛰어나다"고 환호한다.
구체적으로는 "경기 후반, 박빙의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타격을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클러치 능력'을 부정하는 외부 전문가도 많다. "야구는 확률 게임이다. 타율 높고,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위기에서도 강하다"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위기에 강한 타자가 존재한다"는 목소리가 훨씬 크다.
올 시즌 이성열은 '대표적인 클러치 히터'로 꼽힌다.
이성열은 올해 '2점 차 이내 7회 이후'에 매우 강했다. 그는 이 상황에서 42타수 16안타(타율 0.381), 4홈런을 쳤다. 팬들이 그리는 이성열의 이미지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10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도 이성열은 1-1로 맞선 8회말 1사 3루에서 중월 2루타를 쳤다. 이 경기의 결승타였다.
세부 기록을 살펴봐도 이성열의 클러치 능력은 놀라울 정도다. 이성열은 17홈런 중 11홈런을 3점 차 이내에서 쳤다.
팀이 2점 차로 끌려갈 때 홈런 3개를 치며 '역전승'의 희망을 키웠고, 1점 차로 근소하게 앞설 때는 6홈런을 몰아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동점 상황에서 홈런을 친 적은 없지만, 타율 0.369(65타수 24안타)로 상대를 압박했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이성열의 배트는 뜨거워졌다. 이성열의 8회 성적은 타율 0.321, 5홈런, 11타점이다. 9회 성적은 타율 0.455, 1홈런, 5타점으로 치솟았다.
이성열은 "내가 고생을 좀 많이 했다. 잘 버티니까, 올해 한꺼번에 보답 받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성열이 한때 "소를 키울까"라고 실제로 목축업에 대한 공부를 한 건, 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003년 LG 트윈스에 포수로 입단한 이성열은 2008년 두산 베어스, 2012년 넥센, 2015년 한화로 세 차례나 트레이드됐다.
규정 타석을 채운 시즌이 2010년 단 한 번일 정도로 힘겹게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다가도, 부상의 덫에 걸려 쓰러지기도 했다.
올해도 시즌 초반에는 "올해도 잘 안 풀리려나"라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이성열은 3월 14일 대전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서 상대 투수 공에 오른쪽 종아리를 맞아 근육이 파열됐다.
장타력을 무기로 외야 주전 경쟁에서 앞서가던 그는 부상 탓에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 입성에 실패했다.
개막 후 2주가 지난 4월 8일 1군에 복귀한 이성열은 맹타 행진으로 불운을 떨쳐냈다.
이성열은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고 싶다. 그리고 지금처럼 자주 이기고 싶다"고 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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