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고려시대에는 어떤 그릇에 술과 차를 담아 마셨을까'하는 궁금증을 풀어줄 전시회가 전남 강진군에서 열린다.
강진군 고려청자박물관이 '흥과 향에 취하다'란 주제로 오는 18일부터 9월 16일까지 '청자 주자(注子) 특별전'을 연다.
고려청자박물관은 지난해 매병(梅甁) 특별전에 이어 주전자로 불리는 주자 중에서도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진귀한 형태의 주자들을 모아 특별전을 기획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술과 관련된 시가 주자 몸체에 뚜렷하게 새겨진 주자도 볼 수 있다.
이 주자에는 '술자리에서는 금으로 만든 병이 든 청자로 만든 병이 든 중요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술이 가득 있으니 술자리가 끝날 줄 모른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주자라고 하는 종류만을 모아 특별전을 개최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청주박물관·전주박물관·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목포대박물관 등에서 대여한 유물 20여 점이 전시된다.
주자는 매병과 함께 주로 무덤에서 출토된 것이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경우가 많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충북 단양과 충주, 전남 장흥 등 고려시대 토광묘·석곽묘에서 출토된 주자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고려시대 무덤에서는 주자와 잔, 잔 받침, 항아리 등이 세트로 발굴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강진 청자요지에서 만든 것이 확실하게 밝혀진 충남 태안 해저 출수 참외모양 주자도 전시된다.
고려시대 주자는 술이나 차를 담아 잔에 따르는 용도로 사용됐다.
전시 주제처럼 주자에 담긴 술이나 차를 마시면서 흥과 향에 취했을 선인의 감흥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이승옥 강진군수는 11일 "다양한 형태와 무늬를 보여주는 청자 주자가 대부분 강진군 청자요지에서 생산된 것이 많다"면서 "자연스럽게 문화유산에 대한 정보도 얻고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갖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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