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그동안 영화 속 수많은 액션 영웅들이 높은 빌딩에서 매달리거나 뛰어내렸지만, 이 영화만큼 높지는 않았다.
11일 개봉한 '스카이스크래퍼'에서 근육질 액션 스타 드웨인 존슨은 화염에 휩싸인 240층짜리 초고층빌딩에 매달려 사투를 벌인다.
전직 FBI 요원인 윌 소여(드웨인 존슨 분)는 홍콩 갑부가 세운 세계 최고층 빌딩의 보안 팀장을 맡게 된다. 가족과 함께 홍콩에 머물던 중 건물은 테러범들의 공격을 받아 불이 나고, 소여의 아내와 쌍둥이 남매는 건물에 고립된다.
영화는 재난 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지만,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스릴이 넘친다. 카메라의 시선이 건물 위에서 아래를 바라볼 때 엄청난 높이에서 오는 아찔함과 공포감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드웨인 존슨의 떨어질 듯 말듯 관객을 애태우는 고공 액션도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그는 타워 크레인을 맨손으로 오르고, 손에 배관용 테이프를 붙인 채 외줄에 매달려 건물 외벽을 타고 다른 층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여러모로 과한 설정이긴 하지만, 드웨인 존슨이기에 납득이 간다.
영화는 소여를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그는 10여 년 전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어 의족을 차고 다닌다. 테러범으로 오인당해 경찰에 쫓기는가 하면, 테러범에도 협박당한다.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무원 속에서 그가 어떻게 가족을 구해낼지 지켜보는 게 관전 포인트다. 군의관 출신인 소여의 아내 사라(니브 캠벨)도 당찬 캐릭터로 나온다. 위기 상황 속에서 침착하게 대응하고, 테러범 몇 명은 주먹으로 때려눕힌다.
극 중 240층짜리 빌딩 '펄'은 제작진이 공들여 만든 가상의 건물이다. 공원과 호텔, 초호화 레지던스 스위트 등을 갖춰 제법 볼거리를 준다.
다만, 최첨단 보안 및 화재 시스템은 테러범들에 의해 허무하게 뚫린다. 생체 인식만 한다면 태블릿 PC를 몇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건물 전체를 통제할 수 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듯 홍콩을 배경으로 하다 보니 홍콩영화 같은 인상도 준다. 소여가 건물 밖에 매달려 있을 때 홍콩 경찰들은 TV 생중계를 지켜보기만 한다. 소여 가족을 제외한 나머지 등장인물들은 그만큼 존재감이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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