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아기 탄생 축하"…5년째 출생반지 선물하는 농촌

입력 2018-07-11 15:48  

"귀한 아기 탄생 축하"…5년째 출생반지 선물하는 농촌
옥천군 동이면 주민들 한 달 1천4원씩 모아 순금 반지 전달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지난달 기준 충북 옥천군 동이면 인구는 3천280명이다.
옥천군 8곳의 면(面) 가운데 2번째로 큰 규모지만, 여느 농촌지역과 다를 바 없이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이 지역 65세 이상 노인 비중은 34.4%(1천167명)로 고령화 진행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다.
지난해 어르신 64명이 사망한 반면, 출생아는 10분의 1인 6명에 그쳤다. 최근 들어 귀농·귀촌이 늘어난다 해도 내리막길을 걷는 인구 흐름을 막을 도리가 없다.
어린아이 울음이 끊기면서 이 지역 유일한 동이초등학교 학생은 56명으로 줄었다. 입학생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미니학교'가 된지 오래다.
시간이 갈수록 아기 울음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주민들은 2004년 '동이천사모'(동이면을 사랑하는 천사들의 모임)를 결성했다.
1인당 한 달 1천4원씩 정성을 모아 그해 태어난 아이에게 출생 반지(3.75g)를 선물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모임이다.
이후 이 모임은 작년까지 29명의 출생아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줬다.
올해 반지 전달식은 11일 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있었다. 지난해 태어난 박진아 양 등 5명에게 출생반지가 전달됐다.
박용길 동이면주민자치위원장은 "요즘은 아이 울음 자체가 축복이면서 화제가 된다"며 "반갑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반지를 선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천군에서는 이곳 말고도 안내면, 이원면 등이 출생반지를 선물하는 아름다운 전통을 잇고 있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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