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순방 후 개각' 관심…폭 커지고 시기 빨라지나

입력 2018-07-11 17:23   수정 2018-07-11 19:24

文대통령 '순방 후 개각' 관심…폭 커지고 시기 빨라지나

'소폭' 유력했으나 '계엄령 문건' 등 변수 등장에 '중폭'도 거론
이르면 이달 내 개각 추진…전략적으로 정기국회 앞두고 할 수도
靑 조직개편은 개각보다 앞선 시기에 추진할 듯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서혜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싱가포르 순방길에 올라 신(新)남방정책 교두보를 확보하는 데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관가와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귀국 후 단행할 개각에 촉각이 곤두선 모습이다.
김영록 전 장관이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에 당선돼 후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인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계기로 다른 부처의 장관도 교체할 가능성에 더해 각종 변수가 보태져 개각의 폭에 단연 관심이 쏠린다.
애초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해 정권 중간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음으로써 현 체제를 유지할 명분을 얻은 만큼 농식품부를 비롯해 1∼2개 부처의 장관을 바꾸는 수준에서 개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그러나 지방선거가 치러지고 한 달 사이에 여러 요인이 겹쳐져 적어도 3∼4개 부처 장관이 교체되는 '중폭' 개각이 단행될 거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는 배경 중 하나는 문 대통령이 국정 성과를 강조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홍장표 전 경제수석과 반장식 전 일자리수석 자리에 윤종원 수석과 정태호 수석을 각각 임명하는 등 청와대 경제라인을 교체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이 '문재인정부' 2기에 들어서면서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는 것은 물론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분야의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깔렸다는 해석이 나왔다.
<YNAPHOTO path='C0A8CAE2000001643536EF33000000D0_P2.jpg' id='PCM20180625002957054' title='김영록 전남지사 당선인' caption='[김영록 당선인 취임준비 기획단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
당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정책의 성과를 국민이 피부로 느끼도록, 속도감 있게 내자는 뜻"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와 같은 기조의 연장선에서 개각 역시 지난 1년여 성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5월 유럽 순방 중 동행한 기자들에게 개각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집권 1년 시점을 지나면서 장관들에 대한 평가가 완료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환경부·여성가족부 장관 등의 교체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등장한 변수 중 하나가 '계엄령 문건' 사건 등의 여파에 따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거취다.
송 장관은 3월 말에 문건을 보고받고도 즉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에 더해 성고충전문상담관 간담회에서 여성들이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 등으로 야권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송 장관을 물러나게 할 경우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개각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으나 일각에서는 최근에 불거진 현안이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이런 사정들에 '여성 장관 비율 30% 유지' 등 문 대통령의 인사 원칙 등을 신중히 고려해 결국은 개각 규모가 3∼5명 선의 중폭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출마를 결심하면 개각 폭은 더 커진다.
<YNAPHOTO path='PYH2018071115960001300_P2.jpg' id='PYH20180711159600013' title='입장하는 송영무 장관' caption='(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기무사 계엄령 문건' 특별수사단장으로 임명된 전익수 공군 대령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saba@yna.co.kr'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이야기를 듣고 계신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아직 (개각을) 결심하거나 생각의 범위를 좁힌 것 같지 않다"고 말해 개각 폭은 향후 결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개각의 시기도 관건이다.
국정 성과를 내는 데 드라이브를 걸고자 한 문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돌아오고 나면 이달 안으로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9월 정기국회를 앞둔 시점으로까지 개각을 미뤄서 청문 정국을 최대한 압축적으로 거쳐 가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인사청문회 시간 끌기 등으로 부처 장관이 공석인 상황이 이어지면 정기국회가 파행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국정감사 등을 벼르는 야권에 반가운 일이 아니므로 그런 점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비슷한 시기에 실행될 것으로 전망됐던 청와대 조직개편과 인사가 개각보다 이른 시기에 이뤄질 확률이 높다.
현재까진 비서실 전체 업무를 조율하는 비서관을 신설하고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비서관을 새로 두는 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확정되지 않았다.
김의겸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런저런 안들이 언론에 나오고 있으나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대통령에게도 보고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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