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서부에 기록적 폭염과 함께 동시다발 산불이 발화해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유명 관광지인 그리피스 천문대 인근에 산불이 발생해 시 소방당국을 바짝 긴장시켰다.
11일(현지시간)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께 그리피스 천문대 인근 산자락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관목 지대 일부를 태웠다. 불은 천문대에서 400m 정도 떨어진 지역에서 발화했다.
불이 나자 천문대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관광객 가운데 인명 피해나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피해 면적은 25에이커(0.1㎢)로 넓지 않았다. 불은 전날 오후 5시까지 80% 진화율을 보였다고 LA 소방국이 전했다.
불이 난 곳은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할리우드 사인(표지)에서도 멀지 않다. 소방 헬기가 할리우드 사인 인근에서 소화액을 뿌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피터 샌더스 LA 소방국 대변인은 "지금은 (산불 규모가) 화생방 훈련 수준이다. 하지만 밤새워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관광객들은 소방도로 확보를 위해 도로 통제가 이뤄지면서 주차된 차를 빼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그리피스 천문대 주변은 해마다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 주차난이 극심하다.
스페인에서 LA로 관광 왔다는 아니 엘너퍼리는 LA타임스에 "천문대를 구경할 시간을 놓쳐 아쉽다"라고 말했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트위터에 "다행히 바람이 강하지 않았고 습도가 비교적 높아 LA 소방대원들이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