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근현대사를 공유하는 동아시아 지역의 냉전경관과 평화, 그리고 평화관광에 대해 토론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제주에서 열렸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일본 홋카이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구원, 대만 국립사범대 동아시아학과가 공동주관한 '4·3 70주년 기념, 섬 평화포럼 : 동아시아의 냉전경관과 평화' 국제학술대회가 12일 제주시 제주칼호텔에서 개회했다.
이날 오전 열린 개회식에서 김동전 제주연구원장은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그동안 동아시아 지역의 냉전경관과 평화관광을 연구해온 국내외 전문가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연대하는 계기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섬이라는 특수성과 함께 냉전체제의 경험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동아시아 지역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 이번 대회가 세계평화의 대전환 시대를 밝힐 등불이 되길 바란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장은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만들어 가는 주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의 냉전 유산과 평화관광을 주제로 토론하고, 연구 성과를 공유해 한반도 평화의 밑거름에 보탬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제주, 대만, 오키나와, 서해5도 등 경계지대에 놓인 섬들이 역사와 현실을 공유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세션들이 진행됐다.
첫 세션에서는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본의 히로시마 원폭 돔, 대만의 금문도, 한국의 비무장지대 등 전쟁과 냉전기 국가폭력의 상흔을 담은 기억의 터들은 오랫동안 분리·파편화된 상태로 방치돼 왔다"며 "이제 동아시아의 냉전경관을 비교하고, 차이를 확인해 이 유산들을 공동체적 평화를 증진하는 연대의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어 "냉전경관을 매개로 한 관광이 일국적 차원의 안보관광이 아니라 다국적 차원의 평화관광으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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