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61만t 주문 취소…대두난 해소 위해 수입처 다변화 총력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대(對) 미국 무역전쟁 실탄 역할을 하는 미국산 대두 수입을 지난 4월부터 중단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식량비축관리그룹공사(중추량<中儲糧>)가 미국을 상대로 한 중국의 무역전쟁을 거들기 위해 지난 4월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또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격화하던 지난달 모두 61만5천t의 미국산 대두 주문을 취소했다.
중국식량비축공사의 한 책임자는 지난 4월부터 미국산 대두를 신규 주문하지 않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에서 생산되는 남미산 대두를 주문키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무역갈등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중국 정부의 대외무역 정책을 결연히 수행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식량비축공사는 2000년 설립된 국유기업으로 안보위기 상황에 대비해 곡물, 식량 자원의 비축 관리를 맡고 있다. 2015년 현재 직원 4만4천명에 총자산 1조1천263억 위안에 이른다.
중국식량비축공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2년 전부터 대두 수입처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고 소개했다. 지나치게 높은 수입 집중도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남미산 대두 수입량이 이미 미국을 넘어선 상태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이 수입한 브라질산 대두는 4천534만t으로 전체 대두 수입량의 48.5%를 차지해 미국산 대두 3천684만t(39.4%) 수입규모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액은 139억5천900만 달러(15조5천억원)에 달하며 모든 미국 수입품 가운데 보잉 여객기 다음으로 액수가 크다. 중국에선 대두를 주로 돼지 사료나 식용유 원료로 사용한다.
그래서 대두는 중국이 미국에 대해 가장 공세를 집중하는 품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중서부 농업지대에서 주로 재배되는 농산물이라는 점도 중국이 무역전쟁 실탄으로 삼은 이유다.지난 6일부터 미국산 대두에 25%의 추가 관세가 붙게 되면서 수입원가는 껑충 뛰었다.
중국 국가식량·식용유정보센터의 한 전문가는 관세 부과시 미국산 대두의 수입 원가는 t당 700∼800위안(11만7천∼13만4천원)으로 늘어나면서 브라질산 대두보다 300위안(5만원) 더 비싸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식량비축공사 관계자도 출하지 선택권을 갖는 구매자는 상호 무역관계가 양호하고 안정적 정책이 기대되며 수입관세가 낮은 대두 생산국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아울러 대두 수입처 다변화와 함께 자국내 대두 경작면적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돼지사료 배합법 연구를 강화해 콩깻묵(콩에서 기름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 사료 의존도를 줄이기로 했다.
중국 국가식량·식용유정보센터 관계자는 "올해 브라질의 대두 작황이 풍년인 데다 내년 남미 지역과 중앙아시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관련 국가들이 대두 재배면적을 크게 늘릴 예정이어서 대두 공급부족에 대응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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