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산하 기무본부로 하고 민간인을 본부장에 임명할 필요"
"기무사 특수범죄수사권 헌병에 이관하고 방첩기능만 유지해야"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 검토문건 작성으로 논란에 휩싸인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의 인원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은 1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기무사의 비대한 조직을 구조 개편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 소장은 개편 방안에 대해 기무사를 국방부 산하 기무본부로 변경하고, 본부장급을 민간 개방직으로 뽑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대·연대급에 기무 요원을 배치하는 현 시스템을 폐지해야 한다"며 "군단급 이상에만 필요 업무에 한정해 기무부대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기무사 인원의 50%는 감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소장은 또 내란·반란·이적 등의 특수범죄에 대한 수사까지 진행할 수 있는 기무사의 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며 "기무사는 특수범죄 수사권을 헌병에 이관하고, 방첩 기능만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어떤 형태로든 기무사를 감시하는 기구의 설치가 필요하다"며 이른바 '기무 감시관'이 기무사를 불시에 방문해 자료를 열람·요구할 수 있는 법률적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임 소장은 "이 제도의 도입이 어렵다면 미국 의회처럼 국회 정보위원회의 감시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며 "미 의회에서 정보위원회는 CIA(중앙정보국) 등을 상대로 상시로 청문회를 열고,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권한이 매우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무 요원의 지휘관 독대와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도 청산해야 할 관행으로 꼽았다. 기무사가 불법으로 수집하고 검증되지도 않은 정보로 만들어진 '존안 자료'로 군 인사가 이뤄지는 현행 제도와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군에서 기무사의 촛불시위 계엄령 검토 의혹을 규명할 특별수사단이 꾸려진 데 대해 "군이 이런 수사를 진행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굉장히 복잡한 수사구조의 양상을 띤 이번 사건에 경험이 일천한 군 검찰이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사건에 대해 민간검찰의 수사도 동시에 진행되는 점 등을 언급하면서 "민간 검찰과 군 검찰의 합동조사본부가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이달 4일 기무사의 법률 기구화, 기무사령관의 민간 개방직 전환, 정보수집 범위 제한, 정보 활용·제공의 엄격한 통제, 대통령 독대 보고 폐지, 수사권 폐지, 비대한 조직 구조조정, 견제 기구의 설치를 골자로 한 '기무사 8대 개혁 요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센터는 또 10일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문건 작성과 관련해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육군 소장)을 내란예비음모 및 군사반란예비음모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중앙지검은 다음날 공안2부(진재선 부장검사)에 사건을 배당했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