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그린에너지 "자본 잠식으로 버티기 어려워…주민 합의도 이행할 것"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충남 내포신도시 내 고형폐기물연료(SRF) 열병합발전소 건설 사업자인 내포그린에너지가 열 공급 중단 가능성을 예고했다.
자금난을 이유로 열 전용 보일러 공사도 8개월째 중단한 상황이어서 온수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13일 내포신도시 주민들에 따르면 내포그린에너지는 최근 열 공급 대상자인 아파트 주민들과 공공기관, 업무시설에 '열 공급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내포그린에너지는 공문을 통해 "당사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2010년 8월 사업허가를 받은 뒤 매년 막대한 적자에도 불구하고 임시보일러를 빌려 열공급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열사용자에 대한 열공급 의무 이행을 위해 적자 운영을 이어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자본이 잠식된 상황"이라며 "가스비 사용료 체납 보증한도가 도래하고 있고 임시보일러와 부지 사용기간이 종료된 상태로 열 사용자에 대한 안정적인 열 공급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당사의 책임없는 사유로 부득이하게 조건을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경우 어떤 책임도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포그린에너지는 또 산업통상자원부가 요구한 '주민 합의 이행' 절차를 밟기 위해 열 사용자들에 대표자 선임을 제안했다.
사측은 "충남도에 도와 홍성·예산군, 주민, 환경단체,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협의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도에서는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받았다"며 "이에 따라 열 사용자와 직접 해결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과거 민관협의회 참여했던 주민들은 내포신도시 외부에 거주하는 시·군 주민들이기 때문에 당사자가 아니라고 판단해 민관협의회로는 주민을 대표할 수 없다고 판단해 회의 개최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내포신도시 한 주민은 "쓰레기 발전소에 의해 내포신도시 전체 주민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열 공급 대상자들과만 대화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주민들을 분열로 갈라놓으려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내포그린에너지는 앞서 지난해 9월에도 난방용 및 급탕용 온수를 100도에서 80도로 하향 조정해 제한 공급한 바 있다.
최악의 경우 올해 가을에도 난방과 온수 공급 대란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한국남부발전, 롯데건설, 삼호개발 등이 설립한 내포그린에너지는 2023년까지 예산군 삽교읍 목리에 SRF를 사용하는 시설 1기와 LNG를 사용하는 시설 5기를 짓기로 하고 2016년 말 공사에 들어갔다.
주민들이 쓰레기를 태워 연료로 사용하는 SRF 발전소는 쓰레기 소각장이나 다름없다며 반발하는 데다 산업부의 승인 지연으로 공사가 미뤄지자 내포그린에너지는 지난해 10월 산자부를 대상으로 행정심판을 제기하고, 자금난을 이유로 같은 해 11월 열 전용 보일러(HOB)와 LNG 열 전용설비 공사도 중단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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