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식 적성고사·제시문 구술고사 없애고 학종 자소서 축소
교육부, 6차 대입정책포럼 개최…대입개편안 내달 확정·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중학교 3학년생들이 치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수능-EBS 연계율'을 50%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대학별 적성고사와 학생부종합전형 교사추천서를 폐지하고 대학별 학종 평가 기준을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13일 서울 성동구 한국방송통신대 서울지역대학에서 6차 대입정책포럼을 열어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이 포럼은 앞서 국가교육회의가 대입제도개편 공론화 범위에서 뺀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발제를 맡은 강기수 동아대 교수는 "EBS 연계율을 50%로 축소하고 과목 특성에 맞춰 간접연계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육부 의중이 담긴 안'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EBS 교재 외) 다른 문제집을 이용한 문제풀이 수업이 우려돼 수능-EBS 연계정책을 폐지하는 것은 실익이 적다"면서 "고교수업 변화와 연계율 축소가 동시에 적용되면 고교교육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EBS 연계정책은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하나로 2005학년도 수능 때 도입됐으며 2011학년도부터 연계율이 70%로 고정됐다. EBS 교재 속 지문과 주제·소재가 비슷한 지문을 다른 교재에서 가져오는 간접연계는 2016학년도부터 시작됐다.
이 정책은 사교육을 이용하기 어려운 지역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는 등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고등학교 수업을 'EBS 교재 암기시간'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도 받는다.
포럼 토론에서도 찬반이 엇갈렸다.
고교 1학년생 학부모 유미선씨는 "EBS 연계율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EBS 교재로 수능을 준비할 수 있어 사교육비 경감 등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박찬호 계명대 교수는 "국가가 주도하는 수능을 특정 교재와 연계해 출제하는 것은 한시 조처"라며 "연계율 하향과 간접연계로 전환뿐 아니라 수능에서 EBS 교재라는 족쇄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성고사라는 명목으로 시행되는 대학별 객관식 지필고사에 대해 강 교수는 폐지를 제안했다. 단, 그는 적성고사 폐지 시 수시모집 학생부교과·논술전형과 정시모집 수능중심전형이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9학년도 대입에서 12개 학교가 4천636명을 적성고사를 치러 뽑는다.
통상 적성고사는 대학이 정한 2∼3개 교과 객관식 시험을 푸는 방식이다.
사교육을 유발하고 수험생에게 부담을 줘 교육부는 2015년부터 적성고사를 시행하지 않는 쪽으로 대학들을 유도해왔다. 그러나 입학전형 방식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이며 적성고사를 대체할 전형 방식이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강 교수는 구술고사(면접)에 대해선 '학교생활기록부 내용 확인 차원 외 제시문 기반 구술고사 폐지'와 '제시문 기반 구술고사를 지양하되 불가피하면 선행학습교육법에 따라 고교 교육과정 범위에서 출제'라는 2가지 안을 제시했다.
학종 교사추천서는 "학생에 대한 교사의견은 학생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폐지를, 자기소개서는 "폐지 반대 의견이 상당하다는 국가교육회의 부대 의견과 최근 정책 숙려를 거쳐 학생부 기재사항이 간소화됐다"며 대폭 손질을 각각 주장했다.
자소서 개선방안으로는 '개조식 사실 기록 중심 500~800자'로 분량을 줄이고 대필·허위작성 확인 시 탈락시키거나 입학 취소하는 안을 내놨다.
강 교수는 학종 공정성 강화 차원에서 대학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평가 기준을 공개하고 변호사 등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공정성 위원회를 꾸리는 안도 제시했다.
평가 기준을 공개하면 투명성이 높아지고 수험생들 준비도 수월해지지만 각 대학에 맞춘 '맞춤형 사교육'이 등장할 가능성도 생긴다.
그는 대입 전형별 신입생 고교유형·출신지 공개, 학종 평가 시 다수 입학사정관 참여 의무화 등도 제안했다.
교육부는 포럼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의견수렴을 거쳐 내달 2022학년도 대입개편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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