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여당·야당 잇따라 비판…"경솔했다·비난 못 면해"
아사히 "사망자 204명"…NHK "6천여명 피난·20만7천가구 수도 중단"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일본 정부와 여당 정치인들이 폭우가 쏟아지던 중 술자리 모임을 연 것에 대해 연립여당 공명당과 야당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스지모토 기요미(십<于 대신 十이 들어간 迂>元淸美)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국대위원장)은 13일 문제의 술자리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아베 총리가 이런 모임에 간 것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자신의 3연임 지지를 얻기 위해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민당은 총재선거 모드가 돼서 자신들의 총재 후보에 유리한 것만 하고 있어서 국민이 팽개쳐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서일본 지역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남긴 이번 집중호우가 시작된 지난 5일 밤 중의원 의원들의 숙소인 '중의원숙사'에서 동료 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이날은 이번 폭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날이다. 술자리는 중의원숙사가 위치한 곳인 아카사카(赤坂) 지명을 따서 '아카사카 자민정(亭)'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이 술자리에는 아베 총리 외에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과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 부(副)장관,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자민당 총무회장,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법무상 등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이 술자리에서 술잔을 들고 흥겨워하는 모습은 니시무라 부장관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을 통해 공개됐고, 폭우 피해가 커지면서 부적절한 술자리였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스지모토 위원장은 니시무라 부장관의 트윗에 대해서는 "어떤 감각으로 기뻐하면서 트위터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노우에 요시히사(井上義久) 공명당 간사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미 기상청이 피난을 요청하고 있던 단계에서 열린 것이어서 (피해) 상황을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경솔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술자리 개최를) 단념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노우에 간사장은 니시무라 부장관이 사진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아마도 아직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식의 인식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하지만 정부의 책임자로서 (사진의) 게재 자체에 대해 경솔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폭우 피해에 대해 "본격적인 복구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며 복구 관련 비용을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부터 규슈(九州)와 긴키(近畿) 등 서일본 지역을 초토화한 이번 집중호우로 세상을 떠난 사람은 200명을 넘어섰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낮까지 호우 관련 사망자가 204명이며 62명이 행방불명 상태라고 자체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경찰은 사망자 수를 203명으로 보고 있다. NHK는 여전히 16개 광역 지자체에서 6천여 명이 대피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고 20만7천 가구에 식수 공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국토교통성은 이번 폭우로 토사 재해가 주택이나 공공시설에 피해를 준 사례가 619건이나 된다고 밝혔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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