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클린턴의 '의기투합'…트럼프 이민자 정책 공개 비판

입력 2018-07-13 15:28   수정 2018-07-13 15:45

부시·클린턴의 '의기투합'…트럼프 이민자 정책 공개 비판
"이민자들이 세운 공 무시되고 있다"…글로벌 원조개발 프로그램 확대 강조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현재 자국에서 이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란에 대해 이민자들이 미국에 기여한 가치를 무시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아칸소주 리틀록의 클린턴 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리더십 연구'(PLS) 행사에 참석, "현재 벌어지고 있는 논란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며 "미국의 미덕을 훼손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PLS는 부시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합심해 만든 대통령 리더십 연구 프로그램으로, 이날은 올해 참가자들의 졸업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불법 이민자 전원을 기소하는 트럼프 정부의 '무관용' 이민정책으로 불거진 최근 논란을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시 전 대통령은 "많은 미국인이 이민자들의 소중한 공헌을 알지 못한다"며 "미국 이민 시스템이 무너졌고,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과격한 레토릭(수사)이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에도 이민법 개혁을 요구해왔다고 미 온라인 매체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전했다. 그는 "재임 중 이민법 개혁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게 가장 후회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도 지난달 언론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정부의 무관용 이민정책으로 인한 이민자 부모와 자녀의 격리 사태에 대해 "잔인하고 비도덕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은 모두 글로벌 원조·개발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9·11에서 얻은 교훈 중 하나는 국가 안보는 전 세계에서 인류가 처한 상황에 달려있다는 것"이라며 "다른 이들의 질병과 빈곤, 배고픔을 줄이도록 돕는 것은 우리의 국가 이익과 부합한다. 미국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우선순위를 설정할 수는 있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미국은 지금 거대한 분열의 시기를 경험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우리가 가진 차이가 공통점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날로 증가하는 중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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