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와 전쟁' 홍보하려던 페북, '진정성' 역풍 휘말려

입력 2018-07-13 16:44  

'가짜뉴스와 전쟁' 홍보하려던 페북, '진정성' 역풍 휘말려
뉴스피드 임원, 거짓정보 악명높은 '인포워스' 퇴출 거부 답변에 비난 쏟아져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페이스북 임원의 부적절한 발언 한마디에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언한 페이스북의 진정성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11일 저녁 뉴욕 사무실에 일부 기자들을 초청해 '가짜뉴스 및 거짓 정보에 맞선 페이스북의 노력'을 알리는 작은 행사를 가졌다.
12분가량의 짧은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 미 CNN 기자는 "음모론 등 거짓 정보를 확산시키는 인포워스가 페이스북 플랫폼에서 100만 명 가까운 팔로워를 갖도록 허용하면서 페이스북이 가짜뉴스 차단을 위해 노력한다고 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책임자인 존 헤게만은 "(페이스북) 커뮤니티 기준을 위반하지 않는 한 해당 포스트를 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인포워스는 게시물 삭제라는 결과에 이를 어떤 것도 위반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다른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는 플랫폼이길 원하며, 각개 언론사는 자신들만의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폭력이나 증오 연설로 불리는 게시물은 퇴출할 수 있지만 단지 거짓말을 했다는 것만으로 게시물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 현장에 있던 다른 기자들이 "정말 인포워스를 퇴출할 생각이 없는지" 등 페이스북의 입장을 재차 압박했다.
그러자 헤게만의 부하 직원인 사라 수 뉴스피드 스페셜리스트는 "음모론이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 등 수많은 것들이 우리를 괴롭힌다"며 "우리는 명확하게 거짓으로 판명된 게시물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상황을 무마시키려 애썼다.
하지만 CNN은 13일 "언론이 다른 목소리를 가질 수는 있지만, 인포워스는 정상적 언론이 아니며, 제작하는 콘텐츠 역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기사를 통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인포워스 설립자인 알렉스 존이 2012년 샌디 후크 초등학교 총기 난사사건을 총기 단속 옹호론자들이 날조한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9·11 테러를 내부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9·11 배후의 진실을 밝히라"고 주장했고, 최근에는 미국 독립기념일에 민주당이 내전을 계획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뉴스를 퍼뜨린 것 등을 예로 들었다.
IT 전문매체 버즈피드는 "페이스북 뉴스피드 책임자의 답변은 페이스북이 가짜뉴스를 통제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이 때문에 페이스북상에서 가짜뉴스들이 아직도 판을 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페이스북 대변인은 "표현의 자유를 장려하고 안전한 공동체를 정착시키려는 것 사이에서 올바른 조화를 찾기 위해 우리는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 조화를 깬 게시물은 표현의 형태로는 게시할 수는 있지만, 뉴스피드의 상단에는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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