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주민 청원 수용…8월 중순까지 청문회 열기로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 정부가 아랍 유목민족인 베두인 마을을 철거하려는 계획이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이스라엘 고등법원은 12일(현지시간) 정부에 요르단강 서안의 베두인 거주지인 칸 알아마르 마을에 대한 철거를 보류하라고 명령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이 전했다.
고등법원은 오는 8월 15일까지 이 마을의 철거 정책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철거 작업의 재개 여부는 청문회 이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등법원은 최근 마을 철거를 중단해달라는 칸 알아마르 주민들의 청원을 받아들였다.
지난 4일 이스라엘 당국은 불도저 등을 동원해 칸 알아마르 마을의 철거에 나섰고 이에 항의하는 베두인들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베두인들이 허가를 받지 않고 마을을 지었다며 주민들을 12㎞ 떨어진 지역으로 강제로 이주시킨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유엔(UN)과 유럽연합(EU)은 이스라엘이 점령지에서 주민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철거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좌파 활동가들은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에서 건축 허가를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베두인 마을이 불법이라는 이스라엘 정부의 주장을 비판했다.
고등법원의 결정으로 베두인들은 당분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칸 알아마르 마을에는 베두인 약 180명이 양, 염소 등을 기르면서 살고 있다.
이스라엘에는 네게브 사막을 중심으로 베두인이 약 26만명 거주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정부는 과거에도 베두인에 대한 강제이주 정책을 추진하다가 논란을 빚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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