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기대 수준 낮춰야…다주택자는 정리나 임대사업자 등록"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국내 5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장이 15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거래량이 줄어드는 등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목적이라면 구매를 늦추는 등 보수적으로 나서고, 실수요자는 분양시장을 활용할 것을 추천했다.
주식시장은 미국·중국의 무역 갈등, 국내 기업의 실적 우려 등으로 3분기에 변동성 장세를 보이다 4분기에는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 "부동산 지역 격차 더 벌어져…다주택자는 정리 추천"
은행장들은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인상 등으로 하반기 주택 거래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금리도 상승세여서 부동산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은행장들은 부동산의 지역별 차별화 양상도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주택자가 세금 부담 때문에 집 한 채만 남기더라도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지역을 선택하고, 비인기지역 주택을 줄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다주택자는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거나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방 주택·토지 투자를 생각해볼 수 있고,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주택임대사업자등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이런 때일수록 기존 주택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규제가 집중된 재건축보다는 재개발과 뉴타운, 도시재생사업 지역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주택자와 무주택자의 접근법을 달리 조언하기도 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투자 수요자라면 투자 시기를 늦추는 등 보수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실수요자는 분양가 상한제 등에 따라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분양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신혼부부와 무주택자는 실수요자 관점에서 서울·수도권 등 인기 지역 청약에 집중하고, 다주택자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세제혜택을 받거나 자녀에게 증여해 주택 수를 줄이는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 "변동성 장세에서는 분할매수…욕심은 버려야"
3분기 주식시장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다.
위험자산을 기피하는 투자자 심리에 미국의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한국과 신흥국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의 유출이 감지되고 있다.
국내 소비와 기업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아 3분기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은행장들은 내다봤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하반기 주식 수익률 기대치를 너무 높지 않게 설정하고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 투자 포트폴리오에 쏠림 현상이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이런 우려들이 4분기 들어서는 잦아들 것이라고 봤다.
이 행장은 "4분기에는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크고 물가상승 우려도 낮아지면서 코스피가 2,700포인트를 넘길 것"이라며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분할매수 전략을 취하는 펀드나 헤지펀드, 파생상품 투자를 추천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일단 위험 관리를 우선시하면서 악재에 따라 가격이 급락할 때마다 주식형 자산을 분할 매수한다면 앞으로 증시가 반등할 때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변동성 장세에 대처하려면 전반적인 기대 수익을 낮추면서 중위험·중수익 자산 투자가 바람직하다"면서 "이에 적합한 금융상품으로는 EMP(ETF Managed Portfolio·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상품), 헤지펀드, 커버드콜(파생상품을 활용해 위험을 피하는 방식)이 있고 지역별로는 선진국 중심의 소비재 펀드가 좋다"고 추천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코스피 2,250 정도에서는 우리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따라 지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높아진 변동성을 고려하면 커버드콜 같은 구조화 상품도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위 행장은 또 "기업 지배구조 변화와 국내 기업이익 증가를 고려할 때 배당형 펀드에 관심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hye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