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윙·매슈 포틴저 등 만나 비핵화·평화체제 의견 교환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을 방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3일(현지시간)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등 핵심 쟁점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하기로 한 '워킹그룹'과 관련해 "미국은 북한과의 후속협상에 대비한 내부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은 국무부를 중심으로 협상팀이 꾸려지고 있고, 비핵화 등 실질적인 내용 측면에서 내부 조율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1일 방미한 이 본부장은 알렉스 윙 국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국 측 협상팀 및 핵심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비핵화와 평화체제 추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본부장은 "북미 간 후속협상이 곧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방미 협의를 토대로 앞으로 한미 양국 간 비핵화 전략 등 지속적인 협의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전례에 비춰볼 때 북미 협의 과정이 순탄하게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미 공조를 토대로 우리는 끈기를 가지고 북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과정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의 '디테일'을 다루게 될 미국 측 워킹그룹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동행한 인사들이 주축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에서는 윙 동아태 부차관보, 벤 퍼서 국제안보·비핵산 담당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한국담당 부차관보 대행 등이 참여한다.
판문점 실무접촉에서 호흡을 맞춘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양측 워킹그룹의 '수장'을 맡고, 회담 장소는 판문점이 유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 관계자는 "후속협상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며 (북미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다소간 샅바 싸움은 있겠지만 워킹그룹을 통해 좀 더 구체화한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북미 워킹그룹 협의에서 북미관계 개선, 평화체제, 비핵화 등 핵심의제를 다루는 순서에 대한 협의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안에 종전선언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가운데 오는 15일 열리는 미군 유해 송환 회담의 성과는 향후 북미 관계의 향방을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유해 송환을 싱가포르 회담의 성과로 부각하며 비핵화를 향한 동력을 살려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도 '말 잔치'에 그친다면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며 "미국 측은 유해 송환에 대해 아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4월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한 김정은 위원장도 어떻게든 경제 개발 성과를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북한 정권 수립일인 9·9절과 9월 중순 유엔 총회 등 주요 일정에 맞춰 이벤트가 펼쳐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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