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對중 수출 의존도 27%…경상흑자 비중 47%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한국과 중국의 경제 의존도가 높아져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할 때 한국이 받는 하방 압력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더 높아졌으며 최근 3개년 연평균 한국의 대중국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체 경상수지 흑자의 절반에 달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15일 '차이나 리스크, 교역 경로를 넘어선 경제위기 전염 가능성에 대비하자'라는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 수출 증가율은 1.6%포인트, 한국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 요인이 생긴다"고 추정했다.
최근 격화하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 한국경제가 입는 피해 경로는 중국을 통한 우회 수출 경로에 한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중 경제 연관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서다.
2008년 이후 최근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간 상관계수를 분석해보면 한·중 상관계수는 0.565로, 한·OECD의 0.306, 한·미의 0.054보다 더 밀접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총수출 대비 대(對)중 수출 비중은 26.7%로, 아세안(16.6%), 미국(11.5%), 유럽연합(EU: 9.8%), 일본(5.2%)보다 높았다. 지난해 대중 수출 비중(24.8%)보다 올해 더 상승한 수치이기도 하다.
투자와 외화 취득에서도 중국의 비중은 높았다.
2000년 이후 한국의 전체 산업 누적 투자 중 14.3%, 제조업 투자의 38.3%가 중국으로 향했다.
2015∼2017년 연평균 한국의 대중국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443억6천만달러로 전체 경상수지 흑자(945억5천만달러)의 46.9%에 달했다.
특히 이 기간 한국의 서비스수지는 연평균 223억8천만달러 적자를 냈는데 대중국 서비스수지는 35억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의 외국인 여행수입의 절반 이상(54.9%)이 중국인 관광객에게서 나오기도 했다.
금융시장의 동조화도 심화하고 있다.
달러화 대비 원화, 위안화 가치 방향성은 최근 유사해지고 있으며 2016년 이후 최근까지 한·중의 주가지수 흐름도 유사해졌다.
한국 금융권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중 대 중국 익스포저 비중은 2016년 2분기 이후 상승해 지난해 4분기 14.9%까지 올랐다.
보고서는 이 같은 한국의 대중국 의존도를 고려할 때 중국이 무역 분쟁으로 경제위기에 직면할 경우 한국경제가 받는 부정적 영향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6%인데, 내년 중국 성장률이 6%를 붕괴해 5.9%로 내려앉으면 한국 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 압력이 생길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성장률이 4.4%까지 낮아지면 한국 성장률은 1.2%포인트나 깎일 것으로 분석됐다.
주 이사대우는 "중국 정부의 경제 위기관리 능력에 주목하되,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한국경제에 위기가 전염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 대응 조처를 해야 한다"며 "중국 경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외 리스크 조기 경보 시스템의 실행 능력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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