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피해지역선 복구에 '이중고'…이재민·자원봉사자 구급 이송 속출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김병규 특파원 = 서일본 지역이 '비폭탄'으로 초토화된 데 이어 이번엔 일본 전역에 폭염이 덮치면서 14∼15일 이틀간 온열질환 추정 증세로 인한 사망자가 8명이나 발생했다.
1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열사병 등 온열질환 증세를 호소해 구급 이송된 사람은 전국에서 1천495명으로 자체 집계됐으며 사가(佐賀), 시가(滋賀)현에선 2명이 사망했다.
앞서 교도통신은 지난 14일에는 하루 동안 폭염에 따른 이상 증세로 구급차로 병원에 옮겨진 사람이 1천535명이었으며 사망자는 6명이라고 전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틀간 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을 훌쩍 넘긴 곳이 속출했다.
지난 14일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기후(岐阜)현 다지미(多治見)시 섭씨 38.7도, 교토(京都)부 교토시 38.5도, 미에(三重)현 마쓰사카(松阪)시 38.2도, 아이치(愛知)현 도요타(豊田)시 37.8도, 오사카부 히라카타(枚方)시 37.6도, 사이타마(埼玉)현 구마가야(熊谷)시 37.2도 등이었다.
수도 도쿄(東京) 역시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었다.
폭염은 15일에도 이어져 교토부 후쿠치야마(福知山)시와 기후(岐阜)현 이비가와초(揖斐川町)에선 기온이 섭씨 38.8도에 달해 이번 여름 들어 가장 더웠다.
군마(群馬)현 다테바야시(館林) 37.9도, 히로시마(廣島)현 미요시(三次)시 37.4도, 오카야마(岡山)현 구라시키(倉敷)시 35.6도 등으로 폭우 피해지역을 포함해 35도를 넘는 곳이 많았다. 도쿄 도심은 34.5도를 나타냈다.
이 중 구라시키시 사회복지협의회에선 자원봉사자들이 20분간 복구작업을 한 뒤 10분간 휴식을 취하는 자체 규칙을 만들기도 했다.
불볕더위는 폭우 피해를 극복하고 복구작업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지역 주민 등에게 또 다른 고통을 줬다.
히로시마현, 오카야마현, 에히메(愛媛)현 등 폭우의 주요 피해지인 3개 현에서는 14일 136명, 15일 145명이 각각 온열질환 증세로 응급 이송됐다.
이 중에는 자원봉사자들도 포함됐다.
이날만 구라시키시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던 1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히로시마현, 에히메현 등에서도 수십 명이 이송됐다.
'바다의 날'인 16일까지 연휴가 이어지자 14일에 이어 15일에도 폭우 피해 지역에는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모였다.
구라시키시의 경우 자원봉사자들이 몰려들면서 극심한 차량 정체를 빚기도 했다. 연휴 기간 폭우 피해 3개 현에 자원봉사자로 방문하는 사람은 1만6천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가 전날 이번 폭우를 '특정 비상재해'로 지정하고 집중적인 행정 지원을 하기로 한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히로시마현의 폭우 피해지를 방문하기로 했다가 고관절 주위 염증 발생을 이유로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아베 총리는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 지난 5일 밤 정부·여당의 인사들과 함께 술자리 회식을 해 비판을 받고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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