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대통령궁…포드-브레즈네프, 클린턴-옐친도 헬싱키서 만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28년 전 미소정상회담이 열린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트럼프, 푸틴 대통령의 회담의 장소가 16일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대통령궁이라고 밝혔다.
대통령궁은 19세기에 핀란드 부호가 건립한 고풍스러운 건물로, 발트해를 바라보는 헬싱키의 대표적 명소인 시장광장 지척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핀란드 대통령궁에서는 냉전이 종식되던 무렵인 1990년 9월 조지 H.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비에트연방 대통령이 만나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곰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통령궁의 면적은 3천㎡(907평) 정도이며 2015년 대규모 재단장을 마쳐 현재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이 건물에 초대를 받은 귀빈들로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그리고 선종 후 성인으로 추대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통령궁은 핀란드 대통령의 집무실과 공식행사를 개최하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헬싱키는 중립지역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로 주목을 받아 수차례 미소정상회담을 유치한 역사를 자랑한다.
앞서 1975년에는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과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만나 평화, 안보, 인권을 약속하는 합의에 서명했다.
미국,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헬싱키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것은 1997년 3월이었다.
당시에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군축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확장에 대해 논의했다.
그 뒤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접촉이 헬싱키에서 이뤄졌다.
올해 6월에는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헬싱키에 있는 핀란드 정부소유 저택을 빌려 양국 군사관계, 시리아, 국제안보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인구 550만명의 핀란드는 1995년 유럽연합(EU)에 가입했으나 이웃국가 스웨덴과 마찬가지로 나토에는 동맹국으로 가세하지 않았다.
헬싱키대학 알렉산테리 연구소의 사리 아우디오-사라스모는 "핀란드가 EU 회원국인 까닭에 더는 중립성을 강조하지는 않지만, 러시아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고 좋은 위치를 자랑하기에 매우 유용한 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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