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조선시대 유물 확인…불교문화재연구소 발굴 계획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충남 홍성군 용봉산 자락의 옛 절터인 상하리 사지가 산지 가람으로 지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람(스님들이 모여 수행 생활을 하는 곳) 배치는 일반적으로 평지 가람과 산지 가람으로 나뉘는데, 산지 가람은 깊은 산 속에 계단식으로 사찰을 짓는 방식을 말한다.
16일 홍성군에 따르면 최근 불교문화재연구소와 문화재청이 상하리 사지에 대한 시굴조사를 한 결과 돌 계단식 구조의 대형 석축(돌로 쌓은 옹벽)을 기반으로 하는 건물지와 탑지 등이 확인됐다.
계단식으로 조성된 전형적인 산지가람 방식이지만, 홍성군 상하리 사지처럼 마애불이 사찰 입구에 위치하는 경우는 이례적이어서 산지가람의 새로운 유형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시굴조사에서는 인화문토기, 청자정병편, 치미편, 납석제호 등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유구와 유물들도 확인됐다.
시굴조사에 이어 지난 5일에는 신창수 백두문화재연구소 이사장, 양정석 수원대학교 교수, 주수완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등 자문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굴조사 결과 발표와 자문위원회의가 진행됐다.
자문위원들은 "상하리 사지는 통일신라 시대 후반에 창건돼 고려시대 초기에는 마애불과 함께 대형 석축이 조성되는 등 가장 번창했으며, 이후 조선시대까지 그 사세를 유지했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며 "특히 사찰 창건과 관련된 통일신라시대 유물과 유구들은 전형적인 신라 계통으로 만듦새나 수준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2013년부터 문화재청과 공동으로 전국의 비지정 폐사지를 대상으로 중요 폐사지 발굴조사사업을 벌여오고 있으며, 올해 첫 발굴조사 대상지로 상하리 사지를 선정했다.
군 관계자는 "상하리 사지 입구 마애불을 충남 유형문화재로 지정 신청했다"며 "이른 시일 안에 상하리 사지에 대한 후속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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