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과목 재시험…시험지 봉인은 아예 하지도 않아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고3 기말고사 시험지가 유출된 광주 모 고등학교가 시험지봉인 규정 등을 아예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출된 과목도 애초 알려진 5개가 아닌 전 과목(9개) 시험지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 학교 측이 전 과목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시험지 유출 해당 학교 A교장은 16일 광주시교육청 기자실을 찾아 시험지 유출과 관련한 학교 CCTV와 시험지 관리 상태에 등에 대한 중간 조사 점검 결과를 설명했다.
학교 CCTV에는 이 학교 행정실장이 시험지를 인쇄하기 전에 원안을 복사하고 밖으로 들고 나가는 모습이 찍혔다.
행정실장은 시 교육청 감사에서 전 과목 유출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교장은 "CCTV 내용과 경찰 자료 요청 내용으로 볼 때 전 과목 시험지가 유출됐을 정황이 있어 학생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전 과목 재시험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시험지 보관과 관련해서는 학교 측이 시험지봉인 등 관리규정을 전혀 지키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시험지를 인쇄하기 전 원안을 봉인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인쇄 후 시험지도 봉인하지 않은 상태로 금고에만 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실 금고 열쇠는 행정실장이 보관·관리하고 있다.
학교 측이 시험지 원안을 봉인했더라면 행정실장의 시험지 복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기말고사를 치르기 전에 적발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시교육청은 보고 있다.
시험지 관리 상태가 허술했던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과거에도 이와 유사 사례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학교는 중간 점검 결과에 따라 3학년 기말고사 전 과목에 대한 시험을 오는 19∼20일 치르기로 했다.
유출된 시험지로 기말고사를 치른 해당 학생은 자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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