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와의 전쟁' 폭염에도 1천500도 용광로 지키는 산업역군

입력 2018-07-16 15:33  

'더위와의 전쟁' 폭염에도 1천500도 용광로 지키는 산업역군
포항제철소 고열작업장 제빙기 설치·순회진료 '이열치열'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37도라고요? 여긴 50도까지 올라갑니다"
경북 포항의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들은 섭씨 50도를 웃도는 고온의 작업장에서 계속된 폭염과 열대야보다 더한 열기와 맞서면서 묵묵히 산업현장을 지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더운 작업장이라고 하면 단연 첫손 꼽히는 곳이 포항제철소 내 용광로가 있는 제선부다.
선철이라고 부르는 쇳물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용광로에 철광석과 코크스 등을 집어넣어 1천500도 안팎으로 가열해야 한다.
용광로 밖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50도에 이른다는 것이 더위와 제철소 측의 설명이다.
용광로에서 20m 정도 떨어진 곳에서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만큼 더운 열기로 잠시라도 서 있기 어려울 정도다.
녹인 쇳물을 밖으로 뽑아내는 관로 위에 오래 있으면 일반 신발은 밑창이 녹을 지경이다.
제선부 직원들은 방열복을 입고 근무하지만 열기를 완전히 막을 수 없어 평소에도 온몸에 땀띠를 달고 사는 등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곳뿐 아니라 제강부나 열연부 역시 고열의 쇠를 다루다 보니 덥기는 마찬가지다.
포항제철소에는 이처럼 40∼50도에 이르는 고열 작업장이 30여 곳에 이른다.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최근 이어지는 폭염과 밤에도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로 애를 먹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더위에 시달리는 직원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무더위로 낮에 숙면에 어려움을 겪는 야간 근무자를 위해 16일부터 9월 3일까지 사내 생활관 16개실에 수면실을 만들어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작업장 마다 제빙기와 냉온수기를 설치해 시원한 물과 얼음을 수시로 공급하고 아이스크림이나 수박 등 음식물도 나눠준다.
8월 말까지는 의사와 약사, 간호사, 산업위생사 등으로 구성한 건강증진섹션 진료팀이 고열작업장을 돌며 근무자들을 돌보고 있다.
특히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7∼8월에는 제선, 제강, 열연 작업장을 집중 방문해 건강상담을 하고 보호구 착용요령 등 안전교육도 한다.
건강증진섹션 김창우 의사는 "폭염에 고열작업장 근무 직원들의 생체 균형이 무너져 체온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평소 물과 식염포도당을 자주 섭취해 온열질환에 대비하도록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제철소는 16일부터 야외작업이 많은 기계, 전기, 토건, 도장 등 17개 정비 외주파트너사 2천여명을 대상으로 점심식사 시간을 1시간에서 1시간 30분으로 늘려 조금이라도 더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 하루 2회 이상 별도 휴식시간을 마련하는 등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제선부 2제선공장 정웅기 대리는 "무더운 날씨에 고열 작업장에서 일하다 보면 많이 힘들지만 작업현장에 제빙기와 냉수기가 있어 수시로 땀을 식혀가며 수분을 섭취하고 있다"며 "무더위에 무리하게 작업하기보다 충분한 휴식을 통해 건강도 챙기고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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