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법인 설립해 중국까지 진출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개성공단이 아닌 남포, 신의주, 평양 등에 직접 진출해 제1의 북한 진출 기업이 되려 합니다."
패션의류산업 남북경협추진위원회 위원장인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16일 서울 삼성동 소노펠리체컨벤션에서 열린 '신남북경협 추진을 위한 패션의류업계 대응 포럼'에 앞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형지는 2008년부터 개성공단이 폐쇄된 2016년까지 개성공단 내 협력업체들과 거래하며 의류를 생산해왔다.
최 회장은 "남북경협 시 가장 높은 효과가 기대되는 분야가 패션봉제산업인데,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하면 개성공단이 아닌 남포, 신의주, 평양 등에 직접 진출해 의류를 생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인건비가 저렴하고 봉제 기술이 뛰어나 싸고 좋은 옷을 만들 수 있다"며 "가까운 거리에 있어 물류비를 절약할 수 있고, 말이 통하니 외국인 근로자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봉제산업은 기계 등 설비가 많이 필요하지 않고 인력이 가장 중요한 자본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북한에 진출할 수 있다"며 "현재 패션 트렌드 등을 가르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교육인력을 북한에 데려갈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중국에 진출한 형지엘리트[093240] 등 계열사 경쟁력 향상에 북한 생산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지 무역회사 등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면 중국에 진출하는 데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최 회장은 "북한에서 봉제해 바로 중국으로 보내면 원가를 크게 아낄 수 있다"며 "중국과 합작 법인을 세워 '메이드 인 코리아'가 붙은 북한산 의류를 세계에 수출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의류산업 남북경협추진위원회와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포럼에는 남북경협 추진에 관심 있는 패션의류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주상호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은 섬유패션과 의류봉제 분야의 남북경협은 두 가지 트랙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 원장은 "우리나라는 개성공단이 재개, 확대되거나 남쪽에 공단이 건립돼 북한 근로자들이 출퇴근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며 "북한에서는 우리나라가 신의주나 남포, 평양 등 낙후된 봉제공장의 현대화와 고도화를 지원하고 공장을 활용해 패션업체 소싱처로 활용하는 것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언제, 어떤 형태로 대북제재가 해제될지 모르니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미리 준비하면서 대응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시장현황과 패션업계 대북진출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이영훈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패션업계가 대북진출을 고려할 때는 북한을 생산기지 또는 시장으로 보는 관점에 더해 동북아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랜드 브릿지로 보는 확대된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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