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 야생동물 같아…저에겐 작품과 같은 존재"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신 스틸러요? 코딱지만큼 나왔는데 과분한 표현이죠."
최근 종영한 tvN 주말극 '무법변호사'에서 석관동은 봉상필(이준기 분)에 대한 적개심으로 안오주(최민수 분)의 오른팔이 됐다. 많은 시청자는 그가 안오주를 배신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끝까지 의리를 지키며 목숨을 잃었다.
석관동을 연기한 배우 최대훈(38)을 1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만났다.
"더 빨리 죽었을 수 있었죠. 매회 '죽는다'는 소리 들었어요. 결국은 15부 끝에 죽어서 16부 초반까지 나왔어요. 놀라운 일이죠." (웃음)
석관동은 안오주 옆을 지키며 극의 '신 스틸러'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 과정이 최대훈에게 쉽지는 않았다.
"대본 리딩 후 감독님이 전화를 세 번 하셨어요. 걱정을 많이 하셨죠. 악의 축인 안오주가 데리고 다니려면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싸움도 못 하고 하자 있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특히 호랑이와도 같은 최민수 선배 옆에 서니까 희미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상품성'을 바꿔봤죠. 간사하고 깐족거리는 기회주의자로요. 그랬더니 안오주와 대비가 됐던 것 같아요."
최대훈이 자신만의 석관동을 만드는 데에는 최민수의 도움이 컸다.
"극 중에서 석관동이 안오주 돈을 훔치는 장면이 있었는데, 원래 민수 선배님 대사가 엄청나게 많았거든요. 그렇지만 선배님이 그 장면을 살려주겠다고 대사 날리고 연기 지도 계속하면서 제 감정을 끌어올려 주셨죠. 원래 리허설을 안 하시지만, 저에게 계속 '대사 맞춰보자'고 하시고. 최민수 선배님은 저에게는 작품 그 자체예요. 처음 만난 날 야생동물과 온종일 있었던 느낌이었죠. 좋은 의미로 긴장돼서 좋았습니다."
최대훈은 연출을 맡은 김진민 PD에 대해서도 "'츤데레'(새침하고 퉁명스러운 모습)다. 한 번을 안 웃어줬다. 그러나 속마음은 그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최대훈은 2007년 드라마 '얼렁뚱땅 흥신소'로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그 전에는 연극 무대에 섰다. 이후 드라마 '각시탈'(2012), '육룡이 나르샤'(2015), '의문의 일승'(2017) 등에 출연했다. '무법변호사' 종영 후에는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최대훈의 목표는 '좋은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제 이름 앞에 수식어로 '배우'가 따라왔으면 하는 것이 제 목표예요. 힘들고 어렵지만 제 인생의 가장 많은 시간을 연기에 투자했습니다. 화려한 역할은 다른 사람들이 하고 저는 여러모로 쓸모있는 유연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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