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표팀, 수십만 운집한 샹젤리제 거리 개선행진

입력 2018-07-17 03:28   수정 2018-07-17 09:49

프랑스 대표팀, 수십만 운집한 샹젤리제 거리 개선행진

월드컵 우승 후 귀국해 개선문∼콩코르드광장 승리 행진
개선문엔 대형 삼색기 휘날리고 하늘엔 공군기 편대 축하비행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파리의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가 월드컵 우승을 거머쥔 프랑스 축구대표팀을 환영하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개선문과 콩코르드광장을 잇는 1.7㎞ 구간의 샹젤리제 대로변을 가득 채운 프랑스 시민들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세계를 제패하고 돌아온 자국 국가대표팀을 열렬히 환영했다.
프랑스 축가 국가대표팀 '레 블뢰'(Les Bleus·파란색 전사들) 군단은 16일 오후 5시께(현지시간) 에어프랑스 전세기편으로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했다.
프랑스 소방대의 살수차 두 대가 활주로에 진입해 속도를 줄인 대표팀의 전세기를 향해 양쪽에서 물대포를 쏘며 승리를 축하했고, 기장은 조종석의 창문을 열어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를 꺼내 흔들어 화답했다.
이어 대표팀은 경찰의 삼엄한 호위 속에 '세계 챔피언'이라는 문구로 장식된 프랑스 축구협회(FFF) 버스에 탑승해 샤를 드골 국제공항을 출발해 오후 7시께 샹젤리제 거리에 도착했다.
오후부터 속속 샹젤리제로 모여든 시민들은 대여섯 시간을 땡볕 아래서 기다린 끝에 대표팀을 맞아 '우리는 챔피언' '비브 라 프랑스, 비브 라 레퓌블리크 '(프랑스 만세, 공화국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며 환영했다.
폴 포그바, 킬리안 음바페, 앙투안 그리에즈만 등 대표팀 선수들과 디디에 데샹 감독 등 코치진은 1998년 프랑스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두 번 우승한 것을 뜻하는 별 두 개가 박힌 티셔츠를 입고 천장이 없는 오픈 버스에 탑승해 시민들의 환호를 한몸에 받았다.
주장인 위고 로리스 등 선수들은 우승컵을 번갈아 치켜들고 사인볼과 수건을 던져주며 시민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파리 개선문에는 선수들의 개선(凱旋·승리) 행진을 맞아 초대형 삼색기가 내 걸렸다.
프랑스 공군의 곡예비행편대 소속 전투기 9대가 청·백·적색의 프랑스 국기 색깔 연기를 뿜으며 샹젤리제 상공을 수차례 저공 비행하면서 축제 분위기는 정점으로 치달았다.


이날 샹젤리제 거리에는 아직 정확한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수십만 명의 인파가 운집해 대표팀의 개선행진을 지켜봤다.
앞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프랑스팀이 우승했을 때에는 당시 샹젤리제 거리에 150만명의 인파가 쏟아져 나왔다.
대표팀은 삼십여 분간 샹젤리제 거리 개선행진을 마친 뒤, 곧바로 인근 대통령 집무실 겸 관저인 엘리제 궁으로 이동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엘리제 궁은 대표팀 선수와 그 가족들은 물론 프랑스 전역의 유소년 축구클럽 회원 1천500명도 초청했다.
프랑스 정부는 앞서 대표팀 전원에게 국가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잇따른 테러와 경제난에 시달린 프랑스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맞아 전 국민적인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간 리베라시옹의 로랑 조프랭 편집인은 칼럼에서 "대표팀은 일치단결하되 다양성이 꽃피고, 애국적이되 개방적이고, 국가주의적이지 않으면서 국가를 위하는 모습, 즉 우리가 사랑하는 공화국의 이상을 구현했다"고 극찬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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