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우려에 늦추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중단은 아니다"

입력 2018-07-17 09:50   수정 2018-07-17 10:09

기업 우려에 늦추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중단은 아니다"

"경부하 요금제 개선 필요 분명하지만 어려운 경영 여건 고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용 경부하 전기요금 인상 속도를 늦추기로 한 배경에는 지금이 기업에 부담되는 정책을 하기에 적절치 않은 시기라는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압박 등 여러 대내외 요인으로 어려운 상황이라서 경영 여건이 개선될 때까지 요금 조정을 늦출 필요를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16일 세종시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용 경부하 요금에 대한 업계 우려를 충분히 들었고 그런 우려를 반영해 이 문제는 속도 조절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올해 말까지 끝내겠다고 한 경부하 요금 조정을 적어도 연내에는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산업부가 계획을 바꾼 이유는 철강과 석유화학, 반도체 등 전기를 많이 쓰는 산업에서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와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왜 지금 자꾸 전기요금 인상을 언급하는지, 기업은 어떻게 하라고 이러냐는 목소리가 많다"며 "기업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심야 시간의 경부하 요금을 올리되 다른 시간대 요금을 낮추는 방식으로 기업의 전체 요금 부담이 증가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재차 밝혔지만, 기업들의 우려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의 통상압박 등으로 현재 경영 여건이 너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는 너무 여러 가지 악조건이 겹치다 보니 기업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경영 여건 등을 고려해 늦추겠다는 것이지 경부하 요금 조정 자체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전력 다소비형 산업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까지 경부하 요금을 조정한다는 계획은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너무 낮은 경부하 요금 때문에 낮에 돌릴 공장도 밤에 돌리고 가스와 석유 등 다른 에너지를 사용할 곳에 전기를 사용하는 등 전력 낭비가 심하기 때문이다.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속도 조절은 당장 부담이 있는 업계가 많으면 어떤 형태로든 조율해보겠다는 의미이지 안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 상태의 경부하 요금제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당장 이날부터 주요 업종별 기업들을 만나 경부하 요금 조정이 경영활동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파악할 계획이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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