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등 9개국 특히 위험…34억명 냉각·냉방 문제로 고전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지구촌 북반구 곳곳에서 '찜통더위'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유엔에서 "냉각 장치가 없어 위험에 처한 사람이 11억 명"이라는 보고가 나왔다.
'서스테이너블 에어지 포 올(Sustainable Energy for All)'이라는 비정부기구(NGO)를 이끄는 레이첼 카일은 1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고온의 기후 환경을 가진 52개국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이같이 말했다.
카일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냉각 장치를 확보하지 못해 매년 수백만 명이 음식물 부족, 백신 손상, 심각한 온열 질환 등으로 죽어간다"고 말했다.
특히 인구밀집 국가로 꼽히는 방글라데시,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모잠비크,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수단 등 9개국의 상황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 환경이 매우 나쁜 사람만 꼽았을 때 11억 명일 뿐, 또 다른 23억 명도 크고 작은 냉방 관련 문제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드시 가정마다 에어컨을 설치하자는 뜻이 아니다"라면서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공공·민간 분야의 참여하에 해법을 개발·실행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유엔의 2016∼2030년 개발 청사진인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17개 과제 가운데 6개 분야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열렸다.
그중의 하나가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보편적 접근'이다.
카일 대표는 "냉방은 사치품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평등의 문제"라면서 "기온이사상 최고를 기록할 때, 이는 어떤 사람에게 생사를 가르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중산층 이하 계층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에너지 효율이 나쁜 에어컨만 사게 된다면 이는 오히려 에너지 수요를 늘리고,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보고서는 냉각 장치에 대한 문제가 방치된다면 오는 2050년에는 국가당 노동시간 손실률이 2%가 넘고, 이 비율은 남아시아와 서아프리카에서 12%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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