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돌아가지 않은 황새, 짝 찾을 수 있을까?

입력 2018-07-18 07:05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은 황새, 짝 찾을 수 있을까?
김수경 예산황새공원 연구원 "유전자 교류하면 텃새화 가능성 커"

(예산=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러시아나 중국에서 날아온 황새가 한국에서 짝짓기에 성공하면 텃새화 가능성을 더 높이게 될 겁니다."


김수경 예산황새공원 선임연구원은 18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최근 충남 서산 천수만에서 러시아나 중국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황새가 머무르고 있는 것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과 관련, "우리나라 황새와의 자연스러운 유전자 교류를 통해 황새 복원의 성공도를 높일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황새는 원래 국내에서 사계절을 보내는 텃새였다.
하지만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 남은 야생 황새가 포수에 의해 희생된 이후 국내에서는 자연에서 번식하는 황새는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 등에서 해마다 10여 마리가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이번에 천수만에서 발견된 가락지(인식표) 없는 황새는 예산황새공원에서 방사한 4마리의 황새와 함께 어울려 먹이활동을 하거나 나뭇가지를 물어 집짓기를 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김 연구원은 "러시아와 중국에서 날아온 야생 황사들은 겨울에 남하해 우리나라와 일본, 동남아 등에서 월동을 한 뒤 3월이면 고향으로 돌아간다"며 "러시아·중국에서 온 황새가 국내에서 우리나라 황새와 함께 사계절을 나는 것은 올해 여름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황새는 지난해 태어난 한 살짜리 수컷으로, 이르면 만 2년생부터 번식이 가능한 만큼 번식 시기인 내년 2∼6월에는 짝을 형성할 수도 있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번식을 하는 황새들은 텃새권을 유지하려 하고, 세력권이 없는 어린 황새들은 짝을 짓지 않고 자유롭게 다니는 경향을 보인다"며 "러시아나 중국 개체들이 유인돼 국내 텃새 개체군과 섞여 번식쌍을 형성하게 되면 자연스러운 유전자 교류를 통해 황새 복원의 성공도를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산황새공원에서 방사한 황새들도 3년 연속 자연부화에 성공하는 등 텃새화의 다른 징후들도 나타나고 있다.
예산황새공원에 따르면 2016년 첫 야생 자연증식에 성공한 뒤 지난 4월에도 자연으로 돌려보낸 황새 생황이(수컷)와 국황이(암컷) 부부가 예산군 광시면 시목리에 마련한 둥지에서 새끼 다섯 마리를 낳았다.

예산에서 방사되거나 태어난 황새들은 지난해부터 서산, 새만금, 부안 줄포만 등 전라, 충청, 경기 지역에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으며, 일부는 북한, 중국, 일본까지 이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수경 연구원은 "황새는 시기별로 메뚜기가 나오는 시기에는 메뚜기를, 개구리가 나오는 시기에는 개구리를 주 먹이로 삼는 등 우점종을 선택적으로 섭취하며 야생에 잘 적응하는 것으로 알려진다"며 "우리나라 텃새인 황새의 복원 사업이 점차 결실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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