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기반 ELS 발행 4배로 증가…미중 무역전쟁에 손실 우려 고조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금융감독원이 주가연계증권(ELS)의 특정 지수 쏠림 현상과 불완전판매 우려를 고려해 이를 설계하고 판매하는 증권사와 은행의 내부통제 체계를 점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특히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위험측정지표를 개발하고 특정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규모를 줄이도록 업계 자율규제를 재추진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금감원은 18일 "ELS 등 파생결합증권의 발행·판매 시 은행과 증권사가 특정 지수 쏠림에 대한 리스크관리와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체계를 구축했는지 등을 점검하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증권사의 경우 헤지 자산과 고유자산 간 구분관리 현황, 투자대상 자산요건 준수 여부 등도 점검할 계획이다.
은행의 경우 ELS를 특정금전신탁 계좌에 편입해 파는 주가연계신탁(ELT)의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현장점검을 오는 9월 개시할 예정이다.
또 금감원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발행잔액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발행 단계부터 파생결합증권 기초자산별·상품별 리스크 등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감시를 위해 위험측정지표 개발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 지표는 계량지표로 위험 상황을 5등급으로 나눠 조기경보에 활용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과도한 H지수 쏠림이 지속되고 과거(2015년 하반기~2016년 2월)와 같은 H지수의 하락 추세가 이어지는 경우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발행감축 자율규제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자율규제는 2015년 하반기 이후 H지수 하락에 따른 대규모 투자자 손실 가능성과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규모를 감축하는 방안을 업계가 자율적으로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이 규제가 종료되면서 H지수 쏠림 현상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ELS 발행액은 48조1천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기초자산으로 유로스톡스50(78.6%)과 H지수(71.1%)가 많이 활용됐다.
특히 H지수를 활용한 ELS 발행액은 올해 상반기 34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8조5천억원의 4배로 급증했다.
H지수는 다른 해외지수보다 변동성이 커 증권사들이 기초자산으로 선호하지만, 지수가 하락하면 그만큼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
금감원은 "최근 미중 통상마찰 등으로 H지수가 하락하면서 투자자가 만기에 손실을 볼 수 있는 구간(녹인)에 진입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쏠림 현상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H지수 쏠림 현상과 함께 ELS의 은행신탁 판매 비중 증가에 따른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 발행된 ELS의 경우 58.5%(13조7천억원)가 은행신탁을 통해 판매됐고 발행 증권사가 직접 공모로 판매한 것은 19.8%(4조6천억원) 정도였다.
특히 은행신탁을 통해 판매된 ELS의 경우 신규투자자와 60대 이상 고령투자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금감원이 은행과 증권사 4곳씩을 조사한 결과 은행신탁을 통해 판매된 ELS의 투자자 중 신규투자자 비중은 32.6%로 증권사 판매 ELS의 신규투자자 비중(20.0%)보다 훨씬 컸다. 또 고령 투자자 비중은 은행신탁 판매분이 39.2%로 증권사 공모(35.7%)보다 소폭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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